28일 수원지검에 적발된 96억원대 코스닥상장 주식사기극의 이면에는 회계사의 감사보고서에 단순 의존하는 코스닥상장의 제도적 허점이 자리잡고 있었다. 벤처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심의하는 한국증권협회 코스닥위원회는 교수와 벤처업계 관계자 등 11명이 위원으로 있으나 상장대상 업체의 회계장부는 전적으로 회계사의 외부감사에 의존하고 있어 거짓 상장의 적발은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H전자 대표 김모(35)씨는 훔친 모 전자회사의 이동통신 기지국 건설 관련 기술로는 전혀 매출을 기록하지 않았고 단순히 전자제품 중개업을 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장부를 조작하고 허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수법으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게다가 H전자가 훔친 기술은 상품화에 필요한 전체 기술력의 20%대에 머문데다김씨는 코스닥 상장후 20여명의 연구원들을 놀리다시피해 상장에 따른 시세차익을챙기기 위해 사기극을 벌인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H전자의 주식공모에 52억원을 투자한 3만2천여명의 개미주주들도 피해를 입게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검찰의 수사착수후 H전자 계좌에 남아있는 65억원이 지급정지됐지만 이 돈도 해외전환사채(CB) 발행 보증을 선 모 은행과 이 회사에 투자한 금융권이 배당 선순위가 돼 개미주주들은 주식을 그대로 날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회계사 박모(39)씨는 검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회계사 자격을더 이상 보유하기 어렵고 주식공모에 적극 가담하지 않은데다 경제적 이득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로 법원에 의해 영장이 기각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기극은 벤처기업의 실적 부풀리기 관행과 회계사의 직업의식 결여, 코스닥상장의 제도적 허점 등이 집약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수원=연합뉴스) 최찬흥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