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정도에 따라서만 할 뿐이다.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는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명경지수와 같은 심정으로 임할 것이다" 특검수사가 시작되던 첫날부터 되뇌이던 이 약속을 마지막날까지 이어간 차정일특별검사팀이 수사결과를 발표한 25일 서울 삼성동 한국감정원에는 이른 아침부터 100여명에 가까운 취재진들이 모여들어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대변했다. 오전 8시50분께 밝은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낸 차 특검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최선을 다했으니 만족한다. 잠도 푹자고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특검은 특검팀의 최연장자(60)지만 오전 8시30분 출근시간을 거의 어긴 적이없어 특검팀 안팎에서 독일철학자 `칸트'로 불렸다. 차특검은 전날 밤 11시까지 이상수 특검보.송해은 부장검사와 더불어 발표문안을 최종 점검하고 방송사 생중계에 대비한 리허설까지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한 입이 되어 주었던 이상수(46) 특검보도 "특검수사가 또다른 의혹을 낳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검찰관련 의혹을 파헤친 김원중(45) 특검보도 검찰간부의 수사기밀 유출의혹건을 명쾌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검찰로 사건을 넘기는 것이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특검수사 역량의 절반을 차지했다는 송해은.우병우.윤대진 검사 등 파견검사 3명도 수사기간 내내 간이침대를 마련, 주요 소환자들과 함께 숙식을 해결했다. 이창현.성창익.김석종.이영희 변호사는 법률 적용을 위한 검토와 소환자 조사에투입됐고, 상대적으로 젊은 수사관답게 `법과 원칙대로' 단호히 처리할 것을 특검수뇌부에 `진언'하기도 했다는 후문. 수사팀 막내이자 홍일점 특별수사관이었던 이영희 변호사는 "국민에게 봉사할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수사결과도 좋게 나와 만족한다"고 말했다. 유영돈 경위 등 전.현직 경찰 등으로 구성된 검거반은 김영준, 정상교, 김명호씨 등 달아난 핵심인물들을 검거하는 개가를 올렸다. 임채균 계좌팀장을 중심으로 한 10여명의 계좌추적팀도 "그동안 한 사안을 다루는데 이렇게 많은 계좌 압수수색을 신청한 적이 없었다"는 법원직원들의 말처럼 이번 수사의 보이지않는 일등공신들이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이상헌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