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의 회장 공백기간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지난 12일 김운용 전 회장이 사퇴를 재확인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체육회는 후임 회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 및 대의원 총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김정행 회장직무대행은 19일 체육회 실.부장 등 간부들과 연석회의를 가진데 이어 20일에는 부회장들과 잇따라 회동할 예정이지만 정작 이사회 개최 계획은 세우지못하고 있다. 김정행 직무대행은 "후임 회장 선출방안은 나 혼자 결정할수 없는 중대사안이다 보니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한 뒤 신중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또 체육회 간부와 부회장단 뿐만아니라 각 경기단체 대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사회와 대의원 총회를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체육을 이끌어 갈 후임 회장으로는 현재 이연택 2002월드컵축구 한국조직위원회(KOWOC) 공동위원장을 비롯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박용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두산중공업회장)은 그룹 업무 전념 등을 이유로 일찌감치 고사 의사를 분명히 했는데도 일각에서 추대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체육회 집행부의 의사결정이 지연됨에 따라 후임 회장 선출이 다소 혼선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회장 공백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체육회 업무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6월의 월드컵과 10월 부산아시안게임 등 굵직굵직한 국제행사를 국내에서 개최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체육회의 업무가 막중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 체육회 고위관계자는 "월드컵때 운영 직원을 파견해 업무 지원을 하고 아시안게임도 철저히 준비해야 하지만 회장 공백으로 어떤 일도 추진하지 못하고있다"고 말했다. 한국스포츠를 대표하는 대한체육회장 선출은 신중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일정을 지연할 경우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준비에 차질을 주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