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가 올해 초 부터 회복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이지만 회복속도는 상당기간 완만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현재 미국의 경기를 회복국면으로 볼 경우 막 빠져나온 경기침체의 터널이과거 6차례에 걸친 경기침체에 비해 기간이 짧고 진폭도 완만해 경우에 따라서는 침체로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한국은행 조사국이 15일 내놓은 `최근 미국 경기순환에 나타난 특징'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엔론사태 이후 기업회계에 대한 불신 등으로 주가상승이 더딘데다 경기회복으로 주택담보대출금리와 유가가 상승할 경우 가계의 부(富)의 효과 및 가처분소득 둔화에 따라 그간의 부채과다가 소비에 큰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공장가동률(제조업기준 2월 72.7%)이 여전히 정상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는데다지난해 경기가 부진했을 때 소비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경기회복시 통상기대되는 잠재된 소비수요의 발현이 어려워 과다부채문제를 안고 있는 기업이 설비투자에 더욱 신중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보기술(IT)산업의 발달로 경제의 유연성과 함께 소프트화가 진전되면서 경기회복의 가변성이 높아진 것도 빠른 회복에 대한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소프트화란 실물이 아닌 무형의 부가가치 창출이 늘면서 재고가 줄어드는 등 GDP(국내총생산)의 탈(脫) 실물화가 촉진되는 현상이다. 엔론사태에서 보듯이 신뢰가 붕괴될 경우 해당기업의 가치가 급락하고 비슷한처지의 다른 기업으로 그 영향이 급속히 전파돼 경제전체의 활동을 위축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은은 현재 미국경기를 회복국면으로 판단할 경우 이번 경기순환은 지난 60년대 이후 6차례에 걸친 경기침체에 비해 기간이 짧고 진폭도 완만해 경우에 따라서는침체로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과거 경기침체는 통상 2∼3분기에 걸쳐 마이너스성장을 지속했고 폭도 -4% 내외로 컸으나 이번에는 마이너스성장 기간이 1분기에 그친데다 폭도 -1.3%에 불과했다. 한은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대폭적인 금리인하와 감세조치 등 미국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쳤고 ▲경기부진에 따른 실업증가, 가계의 소득감소에도 불구하고 소비지출이 호조를 보인 점 ▲외부충격에 대한 경제의 유연성 제고등이 경기침체국면을 단기화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 jb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