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의 메이저 영화배급사가 우리나라영화에 전액 투자해 세계시장 배급에 나선다.


콜럼비아 트라이스타는 북한 침투요원의 비극적 실화를 담은 영화 「실미도」의 투자배급 계약을 한맥영화와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김형준 한맥영화 대표가 프로듀서로 나서고 최근 「공공의 적」으로 감독 복귀에 성공한 강우석 시네마서비스 회장이 직접 메가폰을 잡는다.


빠르면 올 여름 촬영에 돌입해 내년 5월께 국내에 개봉할 예정이며 콜럼비아의 배급망을 타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 선보이게 된다. 국내배급은 시네마서비스가 대행한다.


할리우드 직배사의 국내법인이 비디오 판권이나 극장 배급권 확보를 위해 한국영화 제작에 투자한 사례는 있었지만 이처럼 미국의 본사가 세계시장을 겨냥해 한국영화의 사전 제작비를 전액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맥영화는 99년 출간된 백동호씨의 장편소설 「실미도」의 판권 계약도 체결해놓았으며 6차례나 시나리오 작가를 교체한 끝에 최근 박종근ㆍ김태영씨가 각색을 마쳤다.


제작비는 1천만 달러(한화 약 135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나 정확한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배우와 로케장소도 미정이다.


비용을 제외한 흥행수익은 콜럼비아와 한맥영화가 반분하기로 했으며 시네마서비스는 배급대행 수수료만 받게 된다.


강우석 감독은 "주연으로는 설경구, 이성재, 박중훈 등 내게 익숙한 배우들을 생각하고 있으며, 일부 배우에게는 '캐스팅할지 모르니 미리 몸을 만들어 놓으라'고귀띔해놓았다"고 밝혔다.


권혁조 콜럼비아트라이스타 한국지사장은 "3년 반 이상 세계시장에 배급할 만한한국영화를 찾아오던 중 「실미도」 시나리오를 보고 본사를 설득할 수 있을 만한 '물건'이라는 확신을 얻었다"면서 "실미도 사건은 한국적인 소재면서도 세계 관객들이 흥미를 지닐 만한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 앞바다에 위치한 실미도는 1968년 김신조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박정희 정권이 비밀리에 북파 공작원을 훈련시키던 섬.


그러나 남북관계의 변화로 북파가 지연돼 감금상태가 계속되자 불만을 품은 공작원들이 71년 경비병들을 사살하고 섬을탈출, 버스로 청와대로 향하던 중 영등포에서 모두 자폭하고 만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