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1:16
수정2006.04.02 11:18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초반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인 광주 경선을 하루 앞두고 15일 경선후보 5인은 모두 광주로 내려와 득표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광주 경선은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대안론'과 이인제(李仁濟) 후보의 '대세론'및 한화갑(韓和甲) 후보의 '조직력'의 실체가 판명나고 전체 경선구도의 초반 중요 이정표가 된다는 점에서 각 후보측은 조직을 풀가동했다.
현재까지 판세는 노무현 이인제 한화갑 후보의 3강, 김중권(金重權) 정동영(鄭東泳) 후보의 2중을 형성하고 있다는 게 각 캠프와 지방정가 관계자들의 대체적인분석이다.
◇주자 움직임 = 이날 각 후보는 광주문화방송과 광주방송이 공동주최하는 합동토론회 준비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등 막판 부동표 잡기에 심혈을 기울렸다.
각 후보는 물론 부인들도 토론회 녹화 전후로 당원과 대의원, 일반국민 선거인단과 전화 또는 개별접촉을 통해 표다지기를 했다.
노무현 후보는 숙소인 호텔에서 지역 책임자들과 잇따른 접촉을 갖고 특히 지난12일 후보를 사퇴한 김근태(金槿泰) 의원의 지지자들로 구성된 `근우회'측의 도움을내심 기대했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노사모) 회원 200여명은 이날 자정부터 16일 새벽까지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서 동서화합을 위한 촛불행사를 갖기로 했다.
한화갑 후보는 오전 지역방송과 인터뷰를 가진뒤 이 지역출신의 전갑길 김태홍의원과 함께 당원과 대의원들을 중심으로 득표 활동을 벌였다.
한 후보측은 "당을 위해 헌신한 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야한다는 당원과 대의원들의 정서가 급속히 확산됐다"며 "한 후보의 조직력의 진가가 발휘될 것"이라고 1위를 장담했다.
이인제 후보는 지역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합동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며, 틈틈이 안동선(安東善) 이훈평(李訓平) 이희규(李熙圭) 의원과 함께 지역 책임자들 및선거인단과 연쇄 접촉을 가졌다.
이 후보측은 "울산과 제주에서 주춤했던 `이인제 대세론'을 발원지인 광주에서재시동, 대전, 충남, 강원까지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중권 정동영 후보도 합동토론회에 참석한 뒤 부인및 지역책임자들과 함께 선거인단 접촉에 나섰으나 김중권 후보측은 "한 후보의 조직이 워낙 공고해 뚫기가 쉽지 않아 국민선거인단을 중심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고 정동영 후보측은"서구와 광산지역 간담회를 가진 이후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판세 = 노무현 후보측은 울산 경선에 이어 1위 유지, 이인제 후보측은 초반부진을 씻고 1위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고, 한화갑 후보측은 당내 조직력을 바탕으로 1위를 자신하는 등 세 후보 모두 선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중권 정동영 후보측은 선두 다툼보다는 앞으로 경선 동력을 유지할 수 있는득표율에 신경을 쓰는 눈치다.
노무현, 이인제, 한화갑 세사람의 선두 각축전은 한 후보의 조직 득표력이 핵심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광주 남구지구당 황일봉 사무국장은 "제주와 울산 경선 이후와 여야 대통령 입후보 예정자들에 대한 최근 일부 여론조사 이후 각 경선후보의 지지도 변화가 요동치는 것 같다"며 "한화갑 후보의 조직력이 막강하기 때문에 표로 연결된다면 한 후보가 예상외로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정주 서구의원은 "광주지역 대부분의 위원장이 한 후보를 지지하고 있긴 하지만 위원장과 당원, 대의원들의 뜻이 다른 지구당이 다수"라며 "부동층이 20-30%인 만큼 내일 현장 유세를 통해 표의 향배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광주시지부 핵심관계자는 "이인제 후보의 초반 대세론이 주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광주 사람들에겐 이인제 후보에 대한 보은론이 깊이 각인돼 있어 1, 2, 3위간 표차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인단 표정= 국민선거인단 박모(34)씨는 "각 후보측으로부터 하루 평균 10여통의 지지호소 전화를 받고 있다"며 "요즘은 핸드폰을 아예 꺼놓고 있지만 본선경쟁력이 있는 후보에게 투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선거인단 오모(24.여)씨는 "각 후보가 한결같이 깨끗한 선거를 외치더니 금품살포와 향응제공이 이뤄지는 것을 보고 국민경선제에 대해 실망했다"며"부정선거운동을 하는 후보에겐 절대 투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의원 최모(43)씨는 "민주화운동을 하고 정당에서 고생한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뽑고 싶지만 자칫 지역주의 성향으로 흘러 광주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당을 위해 각 후보가 서로 상대를 비난하고 비방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원 송모(56)씨는 "민주화운동의 정신이 살아있는 광주의 이미지에 걸맞은 후보를 뽑겠다"며 "과열.혼탁선거와 지역주의 투표 논란으로 경선이후에 당의 중심이흐트러지지 않을까 염려된다"고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전승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