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는 27일 당의 대선 후 집단지도체제 도입 결정에 반발,"당 대선후보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9일로 예정된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이회창 총재 추대대회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부총재는 이날 "지금과 같은 체제로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달라질 것이 없으며 제왕적 총재가 제왕적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불출마 입장을 피력했다. 박 부총재는 탈당 여부와 관련,"마지막까지 고려해야 할 문제다.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었으나 결국은 내가 판단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로선 내가 당을 위해 할 일이 없고 설 자리도 없다.앞으로 무슨 얼굴로 국민에게 한나라당을 지지해 달라고 부탁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는 등 탈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원직 사퇴 및 정계은퇴설에 대해 "정계은퇴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박 부총재는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이날 중앙위원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대선 후 대권·당권을 분리하고,대통령 취임 후 1백∼1백80일 이내에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키로 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또 대통령선거 후보를 대의원,기존당원 및 모집당원을 포함해 총 5만명의 선거인단을 구성,선출하는 내용의 당헌을 개정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