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0:20
수정2006.04.02 10:23
철도파업으로 화물열차 운행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전국적인 물류대란이 빚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들은 파업 이틀째에 접어들면서 화물을 제때 수송하지 못해 곳곳에서 수송난을 겪고 있으며 운수업체도 화물차 부족으로 늘어나는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일부 화물업체들은 적잖은 웃돈을 업체에 요구, 기업들의 수송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수업체들은 "파업 전 기존 고객의 물량 이틀분을 미리 수송했으나 27일부터는기존 물량에 신규 주문까지 겹쳐 수출입 화물은 물론 생필품도 제때 공급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송 차질= 산업자원부는 수출화물 차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종합상사의 경우아직 별 문제가 없지만 철강, 석유업계, 산업공단 등에서 차질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철강업계는 5량에 해당하는 수송차질이 빚어졌고 산업공단에서는 충청, 경기 남부지역에서 컨테이너 33개의 컨테이너 수송 공백이 발생했다.
포항공장에서 의왕 하치장까지 월 3천t의 강관제품을 철로로 수송해온 세아제강은 "아직은 재고가 상당 수준 쌓여있어 큰 문제가 없으나 파업이 계속되면 값비싼트럭수송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수도권 지역 공급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초조해했다.
석유와 유류수송은 울산지역 100량, 온산지역 31량, 여수.광주지역 50량 등 모두 181량분이 애로를 겪고 있다.
무역협회는 철도를 통한 의왕발, 부산.광양행 수출화물 수송량이 평소의 3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로 인해 수출입 화물의 적기 선적이 어려울 수 있다고 걱정했다.
철도 의존도가 높은 성신양회, 아세아, 한일, 현대시멘트 등 시멘트 업체도 재고분이 3일치에 불과한데다 생산에 필요한 부원료 슬러그, 유연탄의 수송도 제대로이뤄지지 않아 생산 자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청은 이날 68편의 화물열차를 운행했으나 파업전 평상시 운행횟수 434회의15.7% 수준인데다 처리물량도 12만4천t에서 2만5천t에 그쳐 수송량 확대에 한계를드러냈다.
▲화물차 확보, 수송비 부담 비상= 도로 화물수송비용은 철도보다 20% 비싼데다기업체의 화물차 확보 전쟁이 빚어지면서 운임이 30% 가까이 폭등, 기업체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더욱이 컨테이너를 실어 나르는 트랙터는 통상 화물 선적과 수송까지 하루가 소요돼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화물수송 공백'은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제지와 한국석유공업은 육로 수송으로 대체함으로써 수송비 부담이 61.8%,122% 각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유류업체는 철도의 수송비가 ℓ당 8원인데 반해 탱크로리는 운송단가가 25-30원에 달해 수송비 부담이 3-4배 증가했다.
수송물량의 18%를 화물열차에 의존하던 대한통운과 한진은 물량을 육상 수송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화물차 확보가 쉽지 않은데다 주문마저 20% 가량 폭주, 시간이흐를수록 야적장에 적체된 컨테이너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한통운 의왕ICD의 이창만 사무소장은 "오늘 40대의 트랙터가 부산과 광양으로출발해 내일은 전혀 수송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운임을 아무리 준다고 해도 차량을 확보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화물차 확보전이 가속화되자 트랙터의 하루 운임은 평상시 36만원에서 50만원까지 치솟았다.
화학비료의 경우 70% 이상을 화물열차로 수송해 왔으나 파업이 시작되면서 운송이 끊겨 육상운송으로 일부를 대체하고 있지만 화물차 확보가 여의치 않아 파업이장기화되면 파종기를 앞두고 농민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정부대책= 이같은 사정에도 불구, 건설교통부는 "등록된 트랙터가 2만2천911대이고 평상시 가동률이 60%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도로수송에는 문제가 없다"고 낙관론을 폈다.
다만 파업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수송지연으로 인한 부산항 수출입 화물의적체, 비축물량의 감소 등으로 사회.경제적 혼란이 커 질 것으로 보고 복귀 기관사등을 비축물량이 적은 유류나 생필품, 수출입 화물 수송에 우선 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