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속적으로 떨어졌던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올들어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은행들은 현재의 연체율 수준이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어서 당분간 충당금 적립비율을 높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각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02%포인트에서 최고 0.54%포인트까지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곳은 외환은행으로 지난 연말 0.81%에서 지난 달에는 1.35%까지 올라섰다. 기업(0.15%포인트) 조흥(0.13%포인트) 신한(0.10%포인트) 등도 한달 사이 조금씩 높아졌다. 서울은행만 유일하게 연체율이 0.03%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한달 사이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3조7천2백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각 은행은 통상 연초에 가계대출 연체율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띠는 데다 연체율이 1% 안팎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충당금을 높일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총 가계대출중 충당금 적립비율을 연말 0.75%에서 지난달 0.77%로 0.02%포인트 높이는데 그쳤다. 서울 한미 등은 오히려 지난달 충당금 비율을 0.03%포인트, 0.01포인트씩 낮췄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 1월 은행별 가계대출 연체율은 1년 전보다 0.3∼0.8%포인트 떨어진 수준으로 아직은 우려할만한 상황이 아니다"며 "다만 대출심사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는 등 미래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위험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