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미인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화학업종의 대표주로서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가의 매수세를 한몸에 받고 있다. 작년 8월께 30%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40%에 육박하고 있다. 투신사 연기금 등 기관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반드시 포함하는 종목이다. 옛 LG화학에서 LGCI(지주회사) LG화학 LG생활건강으로 분할돼 지난해 4월27일 재상장할 당시 주가는 1만2천원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10개월만에 3만5천원까지 올랐다. 대형주가운데 좀처럼 나타나기 힘든 1백9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LG화학의 주가급등 배경으로 크게 세가지 호재가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우선 분할이후 기업지배구조가 투명해졌다는 점을 꼽고 있다. 분할전 옛 LG화학은 LG전자와 함께 그룹의 자금줄 노릇을 해왔다. 부실계열사 지원,대주주와의 편법거래등이 적지 않았다. 회사가 벌어들인 돈이 그만큼 밖으로 새나갔다는 얘기다. 회사의 수익성이나 성장성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부정적인 요인은 분할이후 거의 자취를 감췄다. 지주회사 역할은 LGCI가 맡고 LG화학은 순수사업회사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더이상 돈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는다는 것. 백관종 한누리증권 선임연구위원은 "순수사업회사로 바뀐 이후 LG화학에 대한 외국인투자자의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면서 "외국인지분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 핵심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이 불황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향후 주가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LG화학의 주력제품인 PVC ABS 등과 같은 합성수지 가격은 작년말부터 상승커브를 그리고 있다. LG화학에 따르면 PVC가격은 작년말 t당 4백달러에서 현재 4백85달러까지 올랐으며 ABS는 t당 6백70달러에서 7백달러선까지 올랐다. 또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가입으로 관세율이 하락,대(對)중국 수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말 실시한 IR(기업설명회)에서 올해 예상 매출을 전년대비 6% 늘어난 5조3백40억원,영업이익은 11% 증가한 4천1백50억원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유화경기 회복 속도를 감안하면 올해 실적 목표치를 상향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회사측이 제시한 수치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셋째 석유화학,산업건자재,정보전자 등으로 이뤄진 사업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가령 석유화학부문은 호황기에 대규모 이익을 내고 불황기에는 이익이 급감하는 등 경기에 매우 민감하다. 반면 산업건자재부문은 석유화학 불황기에도 이익을 꾸준히 창출한다. 실제로 지난해 석유화학부문의 영업이익은 20%가량 줄어 들었지만 산업건자재부문의 영업이익은 52% 급증했다. 또 정보전자소재부문은 성장잠재력이 커 다른 사업부문의 저성장성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2백8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정보전자소재부문은 편광판 및 CCL사업이 금년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2백18억원의 영업적자를 보였던 전지사업의 회복속도가 빨라질 경우 정보전자소재부문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은 빨라질수도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