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정상회담] 강경발언 없었지만 對北불신 여전 .. 부시의 대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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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일 김대중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과 도라산 연설에서 대북 강경발언을 자제했으나, 김정일 위원장과 북한 체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는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굶주림을 방치하고 대량살상무기(WMD)를 만들고 있다"는게 그 첫번째 이유다.
지난 1월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지목하면서 제시한 근거와 동일한 내용이다.
부시 대통령이 "비무장지대 너머에 위협세력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9.11 테러사태 이후 미국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오른 '반테러'를 지원하는 요주의 대상이라는 인식이다.
부시 대통령은 또 북한체제를 '투명하지 않고 외부와 단절된 정권' '남한의 햇볕정책을 수용하지 않는 정권' 등으로 규정, 북한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을 표출하기도 했다.
부시는 김 위원장을 직접 비난하지는 않았으나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들을 자유롭게 하고, 전세계를 상대로 주민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 전에는 그에 대한 생각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부시는 아울러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자유를 유독 강조, 새로운 이슈를 제기했다.
부시는 "내가 '악의 축'이라고 표현한 것은 북한 정권을 말한 것이지 (대상이) 북한 주민들은 아니다"고 굳이 해명한 뒤 "북한과 대화를 하든 안하든 간에 식량을 지원할 것"이라며 인도적 차원의 지원방침을 천명, 북한 주민과 북한 정권에 대한 대응책을 명확히 구분했다.
그는 도라산 연설에서도 "어떤 국가도 주민들에게 감옥이 돼서는 안된다"며 인권문제를 거듭 강조했다.
때문에 북.미 대화가 조속히 재개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
비록 부시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 등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지는 않았지만 이를 논의하기 위해 대화에 나서라는 그의 주문을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자유에 대해 강하게 주장했고 이에 대해 북한 당국과 공개적으로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공격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과의) 전쟁의사가 없고 한국도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라고 밝혔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