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매각방안이 채권단 내부에서 수용될 가능성은 "50% 정도"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투신권 등 2금융권은 채권 우선변제를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회사별로 볼 때 은행권은 매각대금 분배과정에서 투신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기존 관행상 담보여신신규자금 지원분무담보여신 등의 순으로 채권을 보전받아왔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1조원의 여신 대부분이 담보여신이어서 채권 회수에 자신을 보이고 있다. 한빛 외환 조흥은행 등도 불리할 게 없다는 설명이다. 외환은행은 여신 9천9백여억원의 40%에 달하는 6천억원가량의 충당금을 쌓아놓았다. 이번에 매각대금으로 60%가량을 회수하게 되면 큰 추가 손실없이 하이닉스 여신을 정리할 수 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채권단 몫을 4조원정도로 가정하면 전환사채 3조원을 포함한 국내 금융회사 부채 8조원의 50%정도를 회수하는 셈"이라며 "이 정도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하이닉스라는 "악몽"에서 벗어난다는 상징성까지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은행권도 비메모리분야의 부채 탕감 등 채무 재조정 수준에 대해서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쉽게 결론이 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투신권은 벌써부터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항상 문제가 돼왔던 일이지만 투신권이 보유한 8천억원 규모의 하이닉스 여신은 모두 고객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운용하는 신탁재산"이라며 "1백% 회수할 방안이 없으면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