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은 대표적인 "턴어라운드" 기업이다. 지난해 1천억원대의 적자에서 올해는 1천3백억원선의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턴어라운드 배경으로는 지난해 시행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꼽힌다. 야심작으로 만들었던 강남사옥 "아이파크"도 미련없이 매각했다. 주식시장은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지난해초 3천8백90원이던 주가는 1년사이 8천원대로 올라섰다. 외국인도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6%에 불과하던 지분율은 43%를 오르내리고 있다. 현대증권 삼성증권 대한투자신탁증권 등에선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하고 있다. 회사측은 "올해 탄탄해진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대규모 흑자전환과 함께 국내 최고의 주택명가로 부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의 "부활"은 확연히 달라진 재무구조 개선이 밑거름이 되고 있다. 주가는 지난해초까지만해도 3천원대에 머물렀다. 국내 최고 주택업체라는 명성을 무색케하는 수준이었다. 재무구조 악화로 기업리스크가 높여져 "부실기업"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까지 붙어 다녔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면서 사정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2조원을 웃돌던 부채는 지난해말 7천5백억원선으로 떨어졌다. 전체 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1조8천9백억원선에서 지난해말 4천7백억원대로 낮아졌다. 차입금이 줄면 금융비용은 자연스레 감소하기 마련이다. 지난해 1천5백억원을 넘었던 이자비용은 올해 9백억원 감소한 6백억원선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말 2백%로 낮아진 부채비율도 올해말까지 1백60%까지 떨어뜨린다는 구상이다. 재무구조 개선은 지난해 6월 강남사옥(아이타워)을 6천2백억원에 매각한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I 파크"라는 막강한 브랜드 파워에 힘입어 주택 분양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신규로 분양한 1만2백69가구의 아파트 가운데 96%가 분양 즉시 계약이 이뤄졌다. 사실상의 완전 분양이다. 악성 미분양 아파트도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 재무구조에 결정적으로 악영향을 미쳤던 미분양 아파트가 해소되면서 자금 흐름은 빠르게 정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지난해초 7천7백99가구에 달했던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말 1천5백30가구로 73%나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국내 전체 미분양 아파트 해소율 44%에 비해 크게 높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택 경기가 회복세와 함께 구조조정 성공으로 주택 명가의 이미지가 빠르게 되살아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0%이상 늘어난 1만2천5백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은 2조5천억원선으로 전년 보다 30%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됨에도 불구하고 1천억원선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장부가에 비해 손해를 보고 판 강남사옥 매각과 현대석유화학 감자에 따른 손실 등이 적자 요인이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조금 많은 2조6천억원선으로 예상된다. 반면 순이익은 1천3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내다보고 있다. 영업이익은 15% 가까이 늘어난 2천억원에 이르고 금융비용 감소로 경상이익은 1천8백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