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지난 12일 상원 증언을 통해 "북한과 전쟁에 돌입할 계획은 없으며 우리는 대화를 원한다"고 강조,오는 20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고립에서 개방으로 나올 수 있도록 (포용)정책을 쓰고 있는 한국에 대해 지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는 그의 발언은 미국이 대북 강경기조 노선보다는 '대화'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와 관련,정부 한 당국자도 13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으로 한국과 미국간에 미묘한 입장차가 노출되면서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우려가 확산돼 왔다"면서 "파월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우리의 우려를 어느정도 불식시킬수 있어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도 이런 기류를 감안 지난 10일 임성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과,12일에는 최성홍 외교장관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각각 전화접촉을 하는 등 다각적인 접촉을 전개중이다. 그렇다고 미국의 대북 인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이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한 것은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때문이며 이같은 전제는 변한 게 없기 때문이다. 파월 장관이 상원증언을 통해 "북한체제의 본질과 위협에는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북한체제는 주민들의 권익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무기를 개발,다른 나라에 이를 판매하는 체제로 부시 대통령은 바로 그같은 북한체제의 본질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단서를 달은 것도 이같은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