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모든 은행은 여신운용에 있어 대기업비중을 줄이는 대신 경쟁적으로 가계여신을 늘렸다. 따라서 대부분 은행들이 같은 형태의 영업을 전개하게 되면서 은행간 차별성이 상당부문 희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가계금융 전문은행이라 할 수 있는 통합 국민은행이 출범하면서 가계여신 비중이 높은 나머지 시중은행들 입장에서는 규모의 열세에 따른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러한 은행업 구조변동속에 국내은행중 중소기업 대상여신 1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행은 가계부문에서 국민은행이 가진 독점적 지위를 중소기업 부문에서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지난해 실적은 이자부문이익이 전년동기보다 23% 증가한 1조51억원,비이자부문이익은 7% 증가한 4천3백45억원을 기록하면서 당기순이익은 11% 증가한 4천5백39억원을 기록했다. 이자부분이익 증가율에 비해 당기순이익 증가가 낮은 원인은 지난해 하이닉스반도체 등 대기업부문의 건전성악화로 1천49억원,자회사인 기은금고 해산에 따른 대지급충담금 5백59억원 등 대손충당금전입액을 전년보다 2배이상 높은 4천2백25억원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건전성 강화는 올해 본격적인 이익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 대출 강화에 따른 이자수익과 신용카드 사용증가에 따른 수수료수익의 자연증가분 이외에도 2001년에 비해 대손충당금 적립부문에서 2천억원 가량의 감소요인이,지난해 흑자전환한 영업외부문에서 최소 5백억원 가량의 이익발생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2년 예상되는 당기순이익은 7천2백20억원,주당순이익(EPS)은 1천5백75원이다. 이러한 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주가수준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 탄탄한 영업기반과 수익구조 개선추세를 감안할 때 주가수익비율(PER)수준을 10배 정도로 산정해도 무리는 없다. 이 경우 산출되는 적정주가는 1만5천7백50원으로 현재가보다 2배 가까운 상승여력이 있다. < 여인택 서울증권 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