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9:26
수정2006.04.02 09:29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이후 제기되고 있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논란은 미사일 개발과 수출로 범위가 압축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부품과 관련 기술이 일명 불량국가로 지목된 이란과 이라크, 리비아, 수단 등에 수출돼 테러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승수(韓昇洙) 전 외교부장관은 지난 5일 이임식을 마친 뒤 "지난 1일 뉴욕에서 열린 한.미 외무장관회담에서 콜린 파월 미국무장관이 '북한의 미사일수출이 9.11 사태 이후에 끝난 것이 아니라 그후 4~5개월간 계속 증가돼 우려된다'고 말했다"고 전해 미국이 상당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미사일 개발 수준 = 미 중앙정보부(CIA)는 지난달 31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은 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부품을 중국에 거점을 둔 북한상사 등 해외여러 공급원을 통해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북한은 지난 99년 이후 노동-1호 등 중.장거리 미사일의 2~4㎞에 이르는 오차 범위를 줄이기 위해 균형측정기, 관성항법장치(INS)의 핵심부품인 자이로및 가속도계의 반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북한이 미사일 개발과정에서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원공산오차(CEP) 범위를 줄이고, 탄두를 장거리로 이송하는데 필요한 로켓 본체금속의 재질과 엔진 기술 등이다.
실제로 북한 미사일의 CEP는 단거리의 스커드-B 계열은 300㎞ 비행시 450~1천m,스커드-C 계열은 450~550m, 중장거리인 노동-1호는 2~4㎞에 달해 정확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정보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북한은 지난 98년 8월 대포동 미사일(북한 광명성 위성 주장) 발사 이후매년 엔진 분사시험을 계속하고 있고, 중국 등을 통해 로켓 본체의 무게를 줄이는데이용할 특수 금속을 반입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사거리 1천300㎞인 노동-1호를 지난 97년 실전 배치한데 이어, 현재 사거리 2천~6천700㎞에 이르는 대포동-1.2호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중에 있는 것으로 국방부는 추정하고 있다.
▲미사일 수출.기술지원 현황 = 북한은 지난 91년 스커드 미사일을 연간 100∼150기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 이후 중동 및 동남아 국가 등에 지속적으로 수출을 추진중인 것으로 한.미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사일 수출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데는 그동안 단거리인 스커드 미사일 부품 수출에 주력하던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의 기술지원 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측 기술이 중동, 동남아, 북아프리카 등 미국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지목된 국가들에 이전될 경우 미 본토를 타격할 가능성은 한층 커진다는 점을 미국은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정보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CIA의 보고서가 그동안 제출된 것과 별다른 차이점은 없으나 북한을 대량살상무기 관련 기술을 수출하는 주요 기술 수출국가로 분류,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것임을 천명한 것은 크게 진전된 부분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미사일 부품을 수출하고 관련 기술을 지원하는데서 벌어들인 외화가 국가재정 수입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중단할 수 없는 국가적 사업이 되고있다.
이와 관련, 지난 2000년 7월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제5차 북.미 미사일회담에서북한은 미사일 수출 중단 대가로 3년간 매년 10억 달러의 현금을 보상해야 한다고미측에 요구한 점으로 미뤄 미사일 수출로 인한 외화벌이 규모가 10억 달러 안팎인것으로 추정된다.
CIA는 "북한은 앞으로도 생존을 위한 외화획득 측면에서 미사일 개발 및 수출을계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