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WEF '썰렁한'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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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 마지막날인 4일(현지시간) 오후 5시께.포럼이 열리고 있는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 주변에는 '반세계화'를 주장하는 시위대들이 여전히 피켓을 흔들며 구호를 외쳐댔다.
중국정부에 반대하는 '파룬궁'사람들은 기(氣)체조로 시위를 대신하고 있었다.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혹시'를 우려하는 뉴욕 경찰들은 중무장한채 시위대 곁을 떠나지 않았다.
폐막을 1시간 정도 남겨 놓았어도 포럼장에 들어가는 검문검색은 결코 느슨해지지 않았다.
주변에 흐르는 긴장감은 개막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같은 시각 호텔안에서는 '갈등에서 평화로'라는 주제로 이번 포럼의 마지막 전체토론이 시작됐다.
패널리스트들은 지구촌의 대표적 갈등 지역인 이스라엘(시몬 페레스 전 총리),유고슬라비아(드진지크 외무장관),동티모르(라모스하타 외무장관)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물론 미국 정부 관계자도 참석했다.
페레스 전 총리가 "갈등의 원인제공은 종교도 정치체제도 아닌 독재"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북한 이란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또다른 갈등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한 청중의 발언은 더 큰 박수를 받았다.
객석에 앉아있던 제프리 삭스 하버드대 교수는 질의응답 시간에 "부시행정부가 증액하려는 엄청난 방위비의 일부만이라도 아프리카 등 빈민국 지원에 쓴다면 더 큰 평화가 올 것"이라며 "가난이 불안정을 낳고,테러리즘을 낳는다"고 미국 정부를 '직접 화법'으로 공격해 회의장에는 아연 긴장감이 감돌았다.
제프리 삭스 교수는 더 발언하려고 했지만 사회를 보던 피규레스 WEF 전무가 토론을 서둘러 마무리했다.
5일간의 회의는 그렇게 끝이 났다.
이번 포럼의 화두는 경제가 아니라 테러와 안전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참석자들의 식사메뉴는 '걱정(Anxiety)'이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내년 다보스에서 다시 만나자"는 다이스 스위스 외무부 장관의 말을 들으며 자리를 일어났지만 표정들은 그다지 밝아보이지 않았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