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홍 LG전자 부회장에게 듣는다] '1등주의 경영'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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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디지털 가전과 디스플레이 정보통신사업에 주력해 '1등 LG'를 창출하는 원년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구자홍 LG전자 부회장(56)은 "숫자와는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어조로 1등을 향한 강한 집념을 내비쳤다.
목표한 숫자는 반드시 맞춰내고 당당하게 책임을 지는 풍토를 만들겠다며 말에 힘을 주었다.
구 부회장은 "1등 LG를 달성하기 위해 성과주의 조직문화를 만들고 우수한 인재양성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에 대해선 한국과 하나의 시장이라는 차원에서 과감한 현지화에 나서고 단말기를 제2의 캐시카우(cash cow)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디지털 경영에 앞장서 '디지털 CEO'로 불리는 구 부회장을 만나 올해 LG전자의 경영전략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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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신년사에서 '1등 LG'를 유난히 강조하셨습니다.
LG의 1등주의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1등의 조건은 리더십입니다.
LG전자를 기술과 제품, 기업문화 모든 면에서 경쟁기업보다 앞서는 리더십을 갖춘 디지털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생산혁신과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체질화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지요.
1등 LG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인재입니다.
성과지향적인 도전적 기업문화를 만들고 임직원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나갈 생각입니다.
내부적으로 인재육성 협의회를 운영하고 미국의 GE를 벤치마킹하는 등 인재육성을 위한 노력과 투자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조직문화를 어떻게 바꿔 나갈 계획이신지.
"스스로를 1등 LG를 만들기 위한 응원단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연구소는 물론 생산 판매 현장에 뛰어들 것입니다.
현장 경영을 통해 직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강화하고 팀웍도 다져 나갈 생각이구요.
구조조정도 이제는 사람과 조직을 줄이는데 머물러선 안됩니다.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6시그마' 등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합니다.
제품과 서비스 면에서 세계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제품의 리더십을 확보해야 합니다.
1등을 실현하기 위해 주요 합작기업들과의 파트너십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올해 계획하고 있는 역점사업은 무엇입니까.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정보통신 분야입니다.
디스플레이분야는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있고 앞으로도 유지해야 할 분야입니다.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LCD(액정표시장치) CRT(브라운관)처럼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이미 확보하고 있는 세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직계열화를 통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입니다.
제가 전자산업진흥회장을 맡고 있습니다만 최근 정보통신부에서 '디지털TV 1백만대 보급계획'을 내놓은 것은 업계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유기EL 같은 차세대 시장에 대해서도 조기에 대응할 생각이구요.
정보통신분야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올해는 단말기를 가전에 이은 '제2의 캐시카우'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습니다.
IMT-2000 관련 핵심칩과 첨단기능 제품도 지속적으로 개발해 제품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입니다"
-미래 승부사업에 대한 준비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장기적으로는 홈네트워크와 모바일 네트워크분야를 승부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홈네트워크는 '디지털 가전'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새로운 수요가 풍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미 세계 1위권에 진입한 가전사업이 앞으로도 오랜 기간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것도 그런 전망에 따른 것이죠.
디스플레이와 정보통신, 가전 등 3대 분야는 LG의 미래를 좌우할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국내외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입니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R&D(연구 개발)가 중요할 텐데요.
"네, 물론 승부사업 분야에서 '테크놀로지 리더십'을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는 디지털TV와 CDMA단말기 등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잘 해온 분야에 더욱 집중할 생각입니다.
올해는 R&D 분야에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어난 1조원의 투자비를 책정했습니다.
6천억원 정도의 설비투자는 디지털TV와 IMT 장비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구요"
-요즘 중국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지난 95년부터 일찌감치 중국시장에 진출한 것은 성공적이었고 봅니다.
브랜드와 제품 모두 현지에서 인정을 받고 있고 상당한 시장을 확보했기 때문이죠.
그동안 중국시장에서 연평균 60%의 고성장행진을 지속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디지털 정보가전 제품을 중심으로 중국사업 구조를 고도화하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정보통신분야에서는 CDMA 서비스에 맞춰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GSM단뺑?사업을 확대하고 차이나유니콤사의 2차 CDMA시스템 입찰에서도 성과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가전분야는 전 제품이 시장 10위권에 진입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R&D와 디자인 등 핵심기능을 현지화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중국과 한국은 하나의 시장이란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진출전략을 펼칠 계획입니다"
-중국과 북미지역 등에서의 브랜드전략은 설정됐습니까.
"우리의 디지털 경쟁력을 바탕으로 LG브랜드를 세계적인 '디지털 리더'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브랜드에의 투자는 '인 풋'과 '아웃 풋'을 잘 따져봐야 합니다.
광고나 홍보만으로 브랜드이미지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죠.
탁월한 제품과 서비스가 필수 전제조건입니다.
물론 장기목표는 소니와 같은 브랜드컴퍼니에 초점을 맞춰야 하겠지만 하루아침에 소니와 맞먹겠다는 욕심은 무리입니다.
소니도 '브랜드 빌드업'에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신중하게 대처하겠지만 미국 같은 전략지역에는 적극 투자할 생각입니다.
미국에서 자회사인 '제니스'와 'LG' 브랜드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달중 전략회의를 갖고 세부 방침을 결정할 것입니다.
중국이나 인도 중남미 중동 등은 국내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가 탁월한 지역입니다.
기회시장이라 할 수 있는 곳이죠"
-필립스 히다치 IBM 등과의 합작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LG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데 있어 리소스(자원)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봅니다.
재무구조 개선효과도 있었구요.
한국 경영자들이 '글로벌 매니지먼트'를 경험할 수 있게 돼 글로벌 매니저를 육성하고 글로벌 조직문화를 갖출 수 있게 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LG필립스LCD는 1등 전략이 명확합니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이미 성숙된 산업인데다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상당기간 '1등의 프리미엄'을 유지할 것입니다"
-LG는 지난해 화학부문을 지주회사 체제로 바꾼 이후 시가총액이 3배 수준으로 오르는 등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는 4월1일로 예정된 전자부문의 기업분할 이후 LG전자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지주회사 체제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과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이죠.
올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게 되면 투명경영 실현으로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됩니다.
사업자회사 CEO로서 높은 경영성과 창출에 대한 동기부여와 함께 주주들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도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LG필립스LCD 등 지난해 어려웠던 자회사의 영업실적이 올해는 호전돼 지분법에 따른 이익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게다가 생산성 혁신활동과 사업구조조정 등의 비용절감 노력과 매출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디지털TV와 차세대 정보통신 분야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고 중국 인도 등에 대한 성공적 진출로 높은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디지털 전자.정보가전 분야의 리더로 부상할 것입니다"
손희식.이심기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