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엔·수급따라 출렁, "제한적인 상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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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상승과 하락을 오가며 출렁거린 환율이 약보합권에 착지했다. 추세적인 오름세는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며 역동적인 흐름을 거듭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의 일방적인 견인에 의해 9개월중 가장 높은 1,335.30원까지 올라섰던 환율은 일시적인 공급우위로 1,330원 아래로 되밀리는 등 혼조세가 연출됐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134엔을 중심으로 오르내리며 달러/원을 혼란시켰으며 달러수급도 순간적으로 방향을 달리했다. 정부는 물가불안 등을 우려해 장중 환율 상승에 따른 경계감을 내비췄다.
기본적으로 달러/엔의 방향과 궤도를 같이하는 큰 그림내에서 일시적인 수급상황의 변동에 따라 크게 흔들리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거래자들은 상당히 어려운 장세라 예측이 상당히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원 내린 1,329.40원으로 마감했다.
◆ 상승 흐름 ''오픈'' = 달러/엔이 가장 중요한 변수다. 1,330원대라는 레벨에 대한 경계감도 상당하나 일시적인 매도세가 나올 뿐 전반적인 흐름은 위쪽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상 엔화 절하와는 속도에 있어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포지션 공방이 상당히 치열했으며 네고물량과 결제수요가 아래위로 실수를 뒷받침하면서 수급은 한쪽으로 크게 기울지 않았다"며 "달러/엔 135엔을 일단 염두에 두고 위쪽으로 열린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밤새 달러/엔과 뉴욕 증시가 개장가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내일은 좁게는 1,330∼1,335원을 주거래범위로 잡고 있다"며 "절대 레벨이 높아 추격매수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주 흐름은 일단 달러/엔에 철썩 달라붙어있다"며 "역외에서 1,333원선에서 강한 차익실현매물을 내놓으며 달러되팔기를 유발하기도 했으나 아래쪽에선 결제수요가 강하게 유입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엔 추세를 따르되 위쪽에서의 매도세는 일시적으로 봐야할 것"이라며 "달러/엔이 조정을 받을 듯하면서도 내쳐 달리기 때문에 135엔은 열린 흐름으로 놓고 눈에 보이는데로 따라갈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 달러/엔 134엔 축 각축전 = 달러/엔 환율은 이날 134엔을 경계로 위아래 흔들렸다. 미·일 양국이 엔 약세를 눈감고 있다는 인식하에 상승기조를 유지한 달러/엔은 이날도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과 일본 정부관료들의 발언에 반응했다. 밤새 뉴욕에서 한때 134.47엔까지 오른 뒤 오름폭을 줄여 133.84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두 차례에 걸쳐 134.10엔대로 올랐다가 안착은 저지당하고 오후 4시 53분 현재 133.89엔을 기록중이다.
미조구치 젬베이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국장과 다케나카 경제기획청 장관은 이날도 엔 약세를 용인하는 발언을 통해 달러/엔 상승세를 부추겼다.
일본을 방문중인 폴 오닐 재무장관은 이날 일본기자클럽에서 환율 조작보다 부실채권 문제의 해결이 경기 회복을 도울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진념 부총리의 발언은 이날 환율 상승 분위기를 조금 누그러뜨렸다. 진 부총리는 이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엔 약세와 관련, 시장의 자율성과 일본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전해 거듭 일본 정부의 엔 약세 유도를 비판했다. 그는 특히 원화가치가 10% 하락했을 때 물가에는 0.5∼1%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여 물가 불안요인으로서의 엔 약세에 대한 불만이 있음을 드러냈다.
이날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한 일부 은행권에서 매도세가 강화돼 정부의 이같은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듯한 포즈를 취했으며 1,330원대는 불편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2.40원 낮은 1,329원에 출발한 환율은 서서히 낙폭을 줄여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름폭을 확대하면서 10시 12분경 1,333.9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추격매수세가 따라주지 않자 환율은 1,333원을 경계로 시소를 거듭하다가 달러/엔의 134엔대 안착으로 11시 18분경 이날 고점인 1,335.3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달러/엔의 반락과 진 부총리 엔 경계 발언 등으로 보유 물량이 출회되면서 환율은 되밀렸으며 1,333.4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80원 오른 1,334.2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잠시 1,333.80원으로 내린 뒤 반등폭을 확대, 2시 1분경 1,335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레벨에 대한 강한 경계감으로 소폭 되밀린 환율은 2시 34분 1,331원을 기록, 하락 반전했으며 58분경 1,328.50원까지 저점을 낮춘 뒤 한동안 1,329원선을 횡보했다.
이후 환율은 저가매수세 등으로 상승 재반전하면서 1,332원선으로 되올랐으나 장 막판 1,331원선으로 흘러내렸다.
장중 고점은 1,335.30원으로 지난해 4월 9일 장중 1,337.10원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가리켰다. 저점은 1,328.50원으로 장중 6.80원이 이동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전날 11일만에 순매수로 돌아섰으나 이날 개장초부터 매도에 치중하며 거래소에서 184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83억원의 매수우위. 환율과는 무관한 흐름.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2,14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2,8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8,500만달러, 1억3,110만달러가 거래됐다. 24일 기준환율은 1,332.3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