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감축 필요한 유럽 중앙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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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siness Week 본사 독점전재 ]
이탈리아 전역 및 전세계에 걸쳐 모두 8천5백여명의 종업원들이 활동하는 회사가 있다.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은 70만달러에 달한다.
유럽의 대형 회사 얘기가 아니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인 이탈리아은행의 현주소다.
예전에 이 은행의 직원들은 통화 정책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논의했었다.
현재는 이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또 그 일들을 하는 데 그렇게 많은 직원들이 필요한지 명확하지 않다.
지난 1998년 출범한 이래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1월1일 유로화 동전과 지폐를 도입한 유럽 12개국 중앙은행의 주요 기능을 대체해 왔다.그러나 이들 중앙은행은 수천명의 고액 연봉자들이 다양한 금융 업무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유럽 정부들은 중앙은행의 구조조정에 나서야 할 때다.
어찌됐건 유로존의 중앙은행들은 현재 금리를 조정하는 일반적인 중앙은행 업무 가운데 일부분만 담당하고 있다.
유로존 중앙은행들이 금융시스템에 대한 통화량 조절과 금융관련 자료수립,은행 감독 등의 업무를 ECB를 대신해 수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유로시스템''으로 불리는 이 복잡한 구조는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다.
유로시스템의 직원은 모두 5만6천명으로 유로존보다 경제규모가 큰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직원수보다 두배 이상 많다.
유럽의 중앙은행 직원들은 대부분 임금이 높은 편이다.
유로시스템 종사자들이 지난해 받은 임금과 보너스는 약 42억달러에 이른다.
이 값비싼 시스템의 실행 결과가 ''금메달''이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상 이 시스템은 유로존 전체뿐 아니라 각 국가 수준에서 모두 빠른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금융정책의 운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12명의 유럽 중앙은행 총재들은 모두 18명으로 구성된 ECB 이사회 멤버들이다.
ECB 이사회는 큰 나라와 작은 나라들간의 의견대립으로 경기둔화의 징후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데 실패,비효율성을 이미 보여줬다.
유로시스템은 또 각국의 중앙은행에 너무 많은 권력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국경을 초월한 다국적 상업은행의 탄생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무는 해당 지역의 은행들이 다른 대형 은행에 인수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다.
중앙은행 간부들은 유럽에서 은행 감독과 자금시장 개입등의 업무가 아직도 각국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대규모 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로존의 서로 다른 금융시스템은 빠른 속도로 결합되고 있으며 유로 지폐와 동전의 통용은 이 과정을 한층 가속화시킬 것이다.
많은 금융회사들이 유로존 각국에 자회사를 소유하고 있으며 전유럽을 포괄하는 초대형 은행들이 탄생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러한 ''슈퍼뱅크''들은 각국의 중앙은행이 아니라 ECB가 감독해야 한다.
유로시스템은 중앙에 파워가 집중돼 있고 각 중앙은행들은 제한적인 역할만 수행하는 FRB의 형태로 발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해 보인다.
이는 유럽연합 국가들이 만장일치로 지지해서 결정해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유럽은 너무 많은 중앙은행원들을 갖고 있으며 지금은 이같은 과잉상태를 끝내야 할 때다.
정리=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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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21일자)에 실린 ''Europe''s costly surplus of central bankers''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