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8:33
수정2006.04.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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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들에게 단일호봉제를 실시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발표됐다.
단일호봉제는 말 그대로 연구직이나 행정직 등 모든 기관 종사자들에게 똑같은 호봉으로 대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제도가 어떤 취지로 실시됐는지는 잘 모른다.
물론 연구원들의 반발로 약간 수정됐다고 하지만 단일호봉제의 골격은 그대로 유지될 모양이다.
국민의 정부 들어 과학기술에 대한 진흥책을 정부가 강조하고 있지만 정말 과학기술 진흥의지가 있는지 지극히 의심스럽다.
실제로 내가 아는 연구원들은 밤잠을 설치면서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그나마 최근 들어서는 젊은 연구원들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푸념한다.
우리 세대에는 국립과학연구기관에 들어가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다.
하지만 지금 연구소마다 젊은 연구원들이 없다고 한탄한다.
사정은 대학도 마찬가지다.
서울대 대학원에 신입생들이 들어오지 않아 야단이라고 한다.
사회 분위기도 그렇다.
과학기술 연구에 종사하는 것이 고달프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젊은 연구원들이 연구소 생활에 싫증을 내고 전직을 모색하고 있다.
변리사 시험에 이과 출신들이 모이고 있는 것도 일종의 아이러니다.
그렇다면 연구소의 불빛은 누가 밝힐 것인가.
연구원들을 단일호봉제에 묶어 놓으면 모든 일이 해결된다는 말인가.
이같은 과학기술 천시 분위기의 책임은 과기 행정의 책임자들과 여론이라고 생각한다.
과기 행정 담당자들은 대부분이 문과계 출신이다.
이전에는 그렇게 많았던 신문의 과학기술 지면도 줄어든지 오래다.
금융이나 주식 증권 등 투기성 산업에 몰린 사회의 한탕주의 분위기도 문제다.
과학기술 투자는 말만으론 되지 않는다.
실제로 자금과 인력이 집중돼야 하고 사회가 따뜻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교육이 백년대계라면 과학기술은 천년대계다.
정보기술과 생명공학 등 첨단산업 육성을 정부가 그렇게 내뱉고 있지만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정말 대우해 줬는지 의문스럽다.
이제 구호에 그치는 과학기술 육성은 없어져야 한다.
실제로 과학기술을 뒷받침하는 인재 육성이 절실한 때다.
과학기술 연구원들에게 단일호봉제를 실시하겠다는 엉터리 과기 행정은 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