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종합주가지수가 급등했다. 14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말보다 16.67포인트 상승한 744.03으로 마감했다. 이날 반등의 주역은 삼성전자.128메가 SD램가격이 지난주말보다 4.8% 상승했다는 홍콩시장으로부터의 소식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7.85% 상승하며 신고가(33만원)을 기록했다. 반도체관련주도 동반 상승했다. 아남반도체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하이닉스도 4.46% 급등했다. 반도체 SD램 가격상승과 16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IR(투자설명회)에서 긍정적인 메시지가 전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선취매로 이어진 결과라고 시장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예상밖의 상승이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만만찮다. 하락종목이 상승종목을 웃돌아 매기 확산이 이어지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여졌다. 여전히 미국 기업의 실적발표내용과 주요 경제지표에 따라 시장이 추가조정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D램 가격 상승이 기폭제=오전장에 조정의 모습이 역력하던 종합주가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12시31분.12시30분(한국시간) 홍콩시장에서 발표된 SD램 가격 상승이 반등의 계기가 됐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사에 따르면 이날 반도체 1백28메가 SD램 가격이 지난 주말보다 4.8% 상승한 3.68달러를 기록했다. 2백56메가 SD램 가격은 6.92달러로 6.5% 올랐다. 이에 따라 이날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위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많은 상황에서도 삼성전자 한 종목이 지수를 10포인트 이상 끌어올렸다. 대우증권 전병서 조사부장은 "SD램 가격이 손익분기점인 2.5달러를 뛰어넘어 삼성전자의 올 1·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16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IR도 시장에서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지난해 악재를 풀어내며 실망을 안겨줬던 것과는 달리 1·4분기 흑자전환 등 반가운 소식이 담겨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 오진근 연구원은 "D램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데다 이번주로 예정된 삼성전자 인텔 컴팩 델 등의 실적이 예상보다 호전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반도체 관련주가 상승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실적발표에서 돌발 악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정은 끝났나=이날 오름세 전환은 조정이 끝난 것일까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직 조정은 유효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지수 5일 이동평균선 부근의 저항이 여전한데다 미국 증시가 뚜렷이 좋아진다는 기미를 찾을 수 없다.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및 미국 경제지표 발표 이후에야 시장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우증권 전 부장은 "전고점을 뚫는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삼성전자가 의외로 강해 조정이 오더라도 지수 하락보다는 횡보를 보이는 기간조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아직 지수 5일선의 저항이 강한 것으로 보여 현재까지의 재료만으로 시장이 완전히 오름세로 돌아섰다고 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실적 확인 작업과 미국의 지난해 12월 산업생산동향이 발표되는 주 중반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조정의 폭은 그리 깊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투자신탁 황규철 운용2본부 팀장은 "최근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신규자금이 수십억원씩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시장을 좋게 보고 기회만 오면 저가 매수에 나서려는 대기 매수세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바닥권에서 3백포인트 가량 단기에 올라 여전히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며 "그러나 조정폭은 깊어봐야 700선 내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