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8:06
수정2006.04.02 08:08
미국이 10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체포된 알-카에다 포로에 대한 재판과 심문을 위해 이들을 쿠바 관타나모 기지의 수용소로 호송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미군 C-17 수송기는 이날 밤 삼엄한 경계속에 알-카에다 포로 1진 20∼30명을 싣고 칸다하르 남부의 미해병대 기지를 이륙, 콴타나모로 향했다.
이들은 일단 ''X레이 캠프''로 명명된 관타나모 미군기지의 임시수용소 독방에 수용된 뒤 현재 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건물이 완공되는대로 2천여명 규모의 상설 수용소로 옮겨진다. 알-카에다 포로들은 이곳에서 미당국의 조사를 받고 재판에 회부될 예정이다.
C-17 수송기가 이륙한 직후 칸다하르 기지는 무장세력의 소화기 공격을 받았으며 해병대도 중화기로 응사해 30여분간 교전이 이어졌다. 현지 목격자들은 미군 무장헬기가 상공을 선회하며 무장세력을 찾는 수색작전을 펼쳤다고 전했다.
교전으로 인한 미군측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해병대는 작년 11월 탈레반과 알-카에다 포로가 폭동을 일으킨 마자르-이-샤리프 사건 때와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보안이 뚫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막 한 가운데 진흙 담과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칸다하르 미군기지에는 아프간과 파기스탄 접경지역 등지에서 체포된 알-카에다 포로가 속속 이송돼 이날 현재 351명을 수용 중이다.
앞서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알-카에다 포로들이 관타나모 기지로 옮겨질 때 좌석에 사슬로 묶인 채 포로 1명당 경비원 2명의 감시를 받고 진정제가 투약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알-카에다 포로들이 어떤 이유로도 좌석을 떠날 수 없도록 규제되고 제자리에서 용변을 해결할 수 있는 장치가 제공될 것이라고 전햇다.
미측은 아프간 과도정부측에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고위간부를 모두 넘겨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칸다하르주 정부는 자수하거나 과도정부를 인정한 탈레반 고위간부 7명을 석방하는 등 미측의 요구와는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수도 카불에서는 이날 영국 주도의 다국적군과 아프간 경찰이 치안유지를 위한 합동 순찰을 시작했다.
아프간 과도정부는 거리에서의 무기소지를 금지하기 위해 모든 군인들에 대해 병영으로 복귀하도록 명령했으며 시한을 하루 앞둔 이날 카불시내에서는 자동소총과로켓발사기 등으로 무장하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군인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하미드 카르자이 총리는 CNN 방송의 래리 킹과 인터뷰에서 "아프간 전역에서 거의 2주∼3주째 교전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전반적으로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칸다하르 AP=연합뉴스)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