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중국사회의 '기업인 사랑'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TV채널을 돌리던 중 유명 기업인들이 몰려있는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CCTV가 방영한 ''2001년 10대 경제인 선발'' 프로였다.
세계적 기업인으로 성장한 장루이민(張瑞敏) 하이얼(海爾) 사장,벤처 우상 왕원징(王文京) 융유(用友) 사장,향진기업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운 루관주(魯冠救) 완샹(萬向) 사장 등 내로라 하는 기업인들이 스타로 선발됐다.
중국 기업가들의 경영 비전이 분출됐다.
자오상(招商)은행 마웨이화(馬蔚華) 행장은 "중국 금융은 소비자들과 직접 대화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며 금융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작년 중국해양석유를 뉴욕증시에 상장시킨 이 회사 웨이류청(衛留成) 사장은 "WTO는 중국기업이 세계경제 무대로 나가는 관문"이라며 국제화를 역설했다.
중국 최고 사영기업가로 평가받는 류융싱(劉永行) 둥팡시왕(東方希望) 그룹 회장은 "4위안(약 6백원)이 없어 아들에게 운동화를 사주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며 "중국 기업인은 그 같은 고난의 시절에도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하이라이트인 ''최고 경제인''선정 순서.사회자가 수상자 봉투를 열어 발표한 2001년 최고 경제인은 72세 고령의 유명 경제학자인 우징롄(吳敬璉).작년 초 ''중국증시는 거대한 도박장''이라며 당국의 감독부재를 비판,증시 정화작업을 이끌어 낸 인물이다.
그는 "중국경제가 정실자본주의(crony capitalism)로 빠져들고 있다"며 권력층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오늘 수상은 중국 시장경제가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그의 말에 참석자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CCTV의 스타 경제인 선발대회는 중국에 기업인들이 존경받는 풍토가 조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기업인들을 아끼고,키워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또 정부정책을 비판한 인물을 ''올해의 경제인''으로 뽑을 만큼 중국사회가 유연해지고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
연말연시 우리나라 TV에서도 ''10대 가수 선발대회'' 못지않은 ''10대 기업인 선발대회'' 프로그램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