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올해 소비자(개인) 파산 신청 건수가 크게 늘면서 지난 10월 현재 이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파산은 빚을 더 이상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이 채무를 변제하지 않아도 되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제도다. 27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말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소비자파산 신청건수는 5백72건(명)인 것으로 집계돼 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지난 99년의 5백3건을 넘어섰다. 통상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서울 지역의 개인파산 신청도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11월 말 현재 서울지법 파산부에 소비자파산을 신청한 사람은 모두 2백60명으로 역시 종전 최고치였던 99년 신청자(2백57명)를 초과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26일까지 12건이 추가로 신청된 상태다. 서울지법 파산부 관계자는 "올 들어 소비자파산 신청자에 대한 재판이 급증하고 있다"며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까지는 파산 신청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책임연구원은 "지난 99년 이후 무분별한 카드발급과 전세값 상승에 따른 자금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가계 대출이 매년 25% 이상씩 늘어났다"며 "올들어 소비자파산 신청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불황으로 인해 가계 대출의 부실이 심화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