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이 나노장비 공용시설(일명 나노팹)을 유치하기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첨단 나노기술 연구장비를 구입해 국내 연구진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공용시설 설립을 추진해왔다. 정부는 내년 초 공고를 낸 뒤 심사절차를 거쳐 2∼3월께 나노팹 유치 기관을 최종 선정,2004년까지 1천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나노팹을 유치할 경우 정부로부터 상당한 자금을 지원받을 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과의 공동연구도 활성화할 수 있다. 특히 차세대 산업지도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나노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중심 연구기관의 위상을 가질 수도 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막대한 추가 투자도 예상된다. 따라서 각 기관들은 건립 예정인 건물에 공용시설 설계를 이미 반영했을 정도로 사활을 건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KAIST는 학교의 종합적 발전방향을 담은 '비전 2010'에 나노팹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포함시켰고 이미 부지와 건물을 확보했다. 대덕의 수많은 연구소와 공동연구가 가능하고 나노 인력을 육성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라는 것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나노연구동 인근에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의 기부금으로 설립되는 바이오시스템공학과 건물(정문술관)과 나노팹으로 KAIST를 신기술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포항공대는 비교적 조용히 움직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모든 준비를 끝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포항공대는 앞으로 3년간 투자할 3백81억원을 확보해 놓았고 부지 건물은 물론 기숙사 시설까지 모두 갖췄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나노팹을 포항 방사광가속기와 연계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포항까지 1시간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KIST측은 서울의 발달된 인프라와 국책연구소로서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 '나노 소자 개발 사업단'등 나노 연구기관이 대거 입주해 있고 수도권에 밀집된 기업과 공공기관이 장비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부산대학교와 충청북도 서울대 등도 유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