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종합주가지수가 20.49포인트(3.08%),코스닥지수는 5.51포인트(7.45%) 하락하는 등 증시가 완연한 조정양상을 보였다. 엔화 가치의 급락에 따른 원화가치 동반 하락 추세와 아르헨티나의 경제위기 등이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폐장일(28일)을 맞는 이번주 증시도 조정국면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술적 분석상으로도 종합주가지수가 5일선을 물론 20일선까지 하향 이탈해 추가 조정 신호를 보내고 있다. 연말 휴가시즌을 맞아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해졌고 시장을 반등시킬만한 모멘텀과 주도주도 없기 때문이다. 내년 1월을 겨냥한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경우 630선이 지지선 역할을 하겠지만 배당을 노렸던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한꺼번에 청산될 경우 600선 언저리까지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닥시장도 소강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수주체·주도주·모멘텀이 없다=국내 증시의 가장 큰 매수세력인 외국인이 지난주 49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전주(1천7백86억원 순매도)에 이어 2주 연속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계 중 일부 단기성 펀드나 투기자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장기 펀드는 사실상 '휴가중'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원화가치 급락)으로 환차손이 우려되는 점도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외국인의 관망세는 핵심 블루칩의 약세로 이어져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프로그램매매의 위력 커진다=4천9백36억원(21일 기준)에 달하는 매수차익거래 잔고의 청산 여부가 최대 변수다. 연말 배당을 노리고 선물 12월물 만기 때 3월물로 롤오버(이월)된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배당락 기준일인 27일 한꺼번에 청산될 경우 현물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선물시장의 백워데이션(선물가격 저평가)이 심화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주가가 급락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배당을 포기하고 이익실현에 치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프로그램 매물이 지속적으로 쏟아질 경우 새해를 바라보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는 고배당주나 실적 우량주 위주로 접근하되 장기 투자자라면 프로그램 매물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급락하면 저가에 매수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