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코스닥 등록기업이 비등록기업을 합병한 후 회사분할(분사)을 통해 다시 상장하는 신종 우회등록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넷시큐어테크놀러지(구 인텔리테크)가 장외업체인 넷시큐어테크를 흡수합병한지 2주 만에 분할신고서를 제출한 데 대해 금감원이 합병후 재무제표 미기재를 이유로 자진철회토록 함으로써 사실상 반려한 것.이에 따라 타이거풀스아이와 합병을 일찍이 완료하고 분사를 추진중인 한국아스텐엔지니어링 등의 우회등록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증권업계에선 지난 10월 아이텍스필의 합병후 분할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던 금감원과 증권업협회가 뒤늦게나마 편법적인 우회등록을 막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협회 등은 앞으로 합병기업에 대해 일정기간 분사를 못 하게 하는 방향으로 관련규정 개정을 검토중이다. ◇제동걸린 신종 우회등록=아스팔트 혼합 플랜트 제조업체인 넷시큐어테크놀러지는 지난달 30일 흡수합병을 완료하고 이달 13일 다시 회사를 분리할 의사를 밝혔다. 이를 통해 인수한 옛 넷시큐어테크의 정보보안 사업부 등은 넷시큐어테크놀러지로 존속시키면서 기존의 플랜트 사업부는 분리해 디에스테크라는 사명으로 코스닥에 재등록한다는 구상이었다. 다음날인 14일 넷시큐어테크는 금감원에 분할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금감원에서 첨부서류 미비로 반려해 결국 신고서를 자진 철회했다. 금감원 공시심사실 관계자는 "넷시큐어테크가 분할보고서에 합병법인의 기업 재무제표를 첨부해야 했으나 기존 장외기업과 넷시큐어테크의 개별 보고서만 제출해 신고서를 반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4일 일찌감치 타이거풀스아이와 흡수합병을 완료한 한국아스텐엔지니어링도 당초 검토하던 인적분할 계획을 백지화했다. 한국아스텐엔지니어링의 이동호 경영기획팀장은 "합병후 재무제표를 확정하고 결정해야겠지만 인적분할보다는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로 남는 물적분할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술대에 오른 신종 우회등록=증권업계에선 금감원의 이번 조치가 단순히 불성실 공시에 따른 일상적인 제재가 아니라 분사를 통한 신종 우회등록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코스닥위원회와 증권업협회는 합병후 분할 재등록 형태의 우회등록에 대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현 등록심사 기준을 개정하기 위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코스닥위원회 관계자는 "합병후 분할하는 형식의 우회등록이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재등록하는 최대주주의 지분 처분에 제한을 두거나 합병한후 분할하기까지 일정 시간을 두는 방향으로 기준 개정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