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빛과 소금 역할 한 교황청·韓 천주교에 감사"
한국과 교황청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60주년이 된 11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대한민국-교황청 수교 60주년' 기념 미사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거행했다.
한국 천주교회 주교단 공동 집전으로 거행된 이날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한 교황대사 직무대행인 페르난도 두아르치 바로스 헤이스 몬시뇰이 대독한 축하 메시지에서 "대한민국과 교황청의 외교 관계 수립 6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미사에 함께하는 모든 이에게, 저의 진심 어린 인사를 전하며 영적 친교를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 "대한민국과 교황청 사이의 우호 관계를 계속하여 발전시키며 공동의 관심사를,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하여 우리가 함께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이들이 2027년 개최되는 세계 청년 대회를 준비하면서 그리스도에 대한 이러한 소중한 증언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며 교황과 각국 청년들이 2027년 서울에서 만나는 세계청년대회에 대한 기대감도 표명했다.
교황은 "저는 2014년에 여러분의 나라를 방문하고, 예수님을 향한 사랑과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려는 열망으로 이 땅에 자신들의 목숨을 바쳐, 교회가 꽃을 피우고 활기를 가지도록 씨앗을 뿌린 한국 순교자들의 시복 미사를 봉헌한 것을 기쁘게 기억한다"고 방한 당시를 회고하기도 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는 "1948년 파리에서 개최된 제3차 유엔 총회에서 당시 교황청 국무장관 조반니 바티스타 몬티니 대주교님과 프랑스 주재 교황대사 론칼리 대주교님께서는 이 총회에 참석한 한국 대표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셨다
2027년 세계청년대회 유치 '희소식'…자승스님 소신 입적 충격도
올해 종교계는 코로나19로 수년간 위축됐던 여러 의식과 종교 활동을 원래 수준으로 되돌렸다.
2027년 세계청년대회 개최지가 서울로 결정되는 반가운 소식도 있었고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분신(焚身) 입적해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 코로나19 딛고 일상 복귀한 종교계…마스크 벗고 연등행렬·부활절 행진도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면서 종교 활동은 코로나19 확산 전과 같은 일상을 회복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보류됐거나 파행을 겪었던 대규모 종교 행사가 성사됐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부활절인 4월 9일 서울 광화문 광장을 출발해 세종대로를 따라 서울광장까지 간 뒤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오는 '2023 부활절 퍼레이드'를 개최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부활절 퍼레이드를 한 것은 국내 개신교 140년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로 기록됐다.
56개 팀 약 4천명이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행진 대열에 참가했고 나들이 나온 시민과 신자들이 이를 지켜봤다.
불기 2567년(서기 2023년) 부처님오신날을 일주일 앞둔 5월 20일에는 서울 도심에서 4년 만에 대규모 연등 행렬이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 등 불교계 종단들로 구성된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이날 서울 동대문(흥인지문)에서 출발해 1호선 종각역 사거리를 거쳐 조계사까지 약 2.8㎞ 구간을 이동하는 연등 행렬을 실시했다.
대대적인 연등 행렬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부터 사실상 중단돼 있다가 작년에 평년의 약 70% 규모로 열렸는데 올해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의 규모로 진행됐다.
전
전남 해남 땅끝마을 달마산의 하늘끝 신비로운 암자 '도솔암'에도 겨울이 내려앉고 있다.
한반도를 달려온 마지막 단풍이 기암괴석 솟은 자리마다 잠시 머무는 사이, 탁 트인 시야 넘어 청명한 하늘은 멀리 다도해에 흩어진 보석 같은 섬들의 소식을 전해준다.
좁은 산길을 따라 마지막에 다다른 도솔암, 바위틈 석축에 매달린 작고 신비로운 암자도 겨울 채비를 마쳤다.
도솔암은 지붕을 지탱하던 기둥 하부가 삭아 법당이 기울고 문짝도 맞지 않아 지난 10∼11월 한 달여간에 간에 걸쳐 해체 후 중건했다.
통일신라 말 의상대사가 창건한 암자로 명량대첩 이후 왜구에 의해 불타 소멸됐지만 2002년 월정사의 법조스님이 사흘 동안 현몽을 꾸고 재건했다.
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대흥사의 말사이다.
호남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달마산에 위치한 도솔암은 기암괴석이 이어진 바위병풍의 꼭대기에 절묘하게 세워져 있어 하늘끝 신비로운 암자로 불린다.
땅끝 일대와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경관으로도 유명하다.
도솔암 가는 길은 달마산 둘레길로 조성된 한국의 산티아고 '달마고도'를 찾는 걷기 여행객들에게도 가장 인기 있는 코스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8일 "겨울이 찾아온 달마산, 신비로운 암자 도솔암의 고요하면서도 경이로운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고 말했다.
(글 = 조근영 기자, 사진 = 해남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