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맑음,철강.자동차=흐림" 최근 회복조짐을 보이는 세계 반도체 경기는 무선 및 가전 응용제품 수요증가로 올 4.4분기를 기점으로 바닥을 치고 내년에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올해 최악의 해를 보낸 철강,자동차산업은 내년에도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반도체 소폭 개선=미국의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올해 세계 반도체시장이 과잉재고와 가격압박 때문에 31% 감소가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6.3% 증가하는데 이어 2003년에는 21%의 큰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퀘스트도 올해 세계반도체 매출이 34% 감소하지만 내년에는 3%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유럽 최대의 칩메이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수석 경제학자인 진 필립 도빈은 "올 4분기들어 게임기와 DVD 셋톱박스 등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적어도 내년 2분기에는 반도체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 부진=올해 최악의 해를 보낸 세계 철강산업은 내년에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산업 관련 컨설팅업체인 월드스틸다이내믹스(WSD)는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침체로 인해 내년 철강수요가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WSD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연간 세계 철강소비는 8억4천만톤에 불과하지만 생산설비 능력은 10억3천만 톤에 이른다. WSD는 2005년까지 1억7천만~1억9천만톤규모의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고전=내년도 세계 자동차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감소로 판매량이 줄고 있는 데다 세계 주요업체들이 잇따라 감산에 나서고 있어 산업수요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시장조사 기관인 DRI-WEFA는 내년 자동차 수요는 5천2백66만3천5백대로 올해보다 3.3%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최대 시장인 북미의 수요는 1천7백57만대로 올해보다 7.8%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