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옥 전 법무부차관에 대한 검찰 조사가 임박하면서 검사가 검사를 조사하는 '악연'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신 전 차관은 대검 중수부장 시절인 99년 12월말 선배인 김태정 전 법무부장관과 후배인 민주당 박주선(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의원을 `옷 로비' 관련 사직동팀보고서 유출 혐의로 구속했다. 선후배를 구속한 신 전 차관은 그로부터 2주만인 작년 1월 박 의원이 재직했던청와대 법무비서관 자리를 차관급으로 한단계 격상시킨 민정수석으로 영전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신 전 차관을 조사할 서울지검 특수1부 홍만표검사는 99년봄부터 작년 2월까지 청와대 파견근무를 하면서 법무비서관을 했던 박 의원의 뒤를이어 민정수석으로 부임한 신 전 차관 밑에서 일한 인연이 있다. 이번 수사를 총괄지휘하고 있는 김대웅 서울지검장은 신 전 차관의 광주일고 2년 후배이자 사시 1년 후배로 30여년간 신 전 차관과 각별한 사이였으며 작년 1월대검 중수부장 자리를 넘겨받았다. 최근 `이용호 게이트' 수사 당시에도 검찰내 이씨 비호 의혹과 관련, 임휘윤 전부산고검장, 임양운 전 광주고검 차장, 이덕선 전 군산지청장이 임 전 고검장의 사시 동기인 한부환 대전고검장이 이끄는 검찰 특별감찰본부에 줄줄이 소환돼 선후배검사들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한 검사는 "검사가 동료검사에게 조사를 받는 일만큼 불명예스런 일도 드물다"며 "이런 악연이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용 기자 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