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정유회사가 감산에 들어갔다. 경기침체로 국내 석유류 소비가 줄어든 데다 수출마저 여의치 않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1백% 가동해오던 S-Oil은 이달 들어 가동률을 75%로 낮춰 하루 원유 정제량을 53만배럴에서 40만배럴로 줄였다. S-Oil 관계자는 "내수 소비가 줄어든 데다 경남 울산공장의 일부 시설 보수 작업을 위해 이달 초부터 가동률을 낮췄다"고 말했다. 하루 정제능력이 39만배럴인 현대정유도 현재 36만배럴을 처리하고 있지만 시장상황을 보아가며 내년 1월부터 가동률을 85%(정제량 33만배럴)선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루 최대 정제능력이 89만배럴인 SK(주)는 81만배럴,65만배럴의 처리능력을 가진 LG칼텍스정유는 61만∼63만배럴을 정제해 90% 이상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일부 정유사들이 이처럼 감산에 나서고 있는 것은 국내 석유류 소비가 줄어들어 재고가 늘어난 데다 국제가격이 하락해 수출채산성도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10월까지 보일러등유 소비는 9백39만배럴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6백90만배럴에 비해 44%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에 실내등유 소비는 3천7백48만배럴에서 3천5백61만배럴로,휘발유 소비는 5천2백8만배럴에서 5천1백59만배럴로 각각 줄어들었고 경유 소비는 비슷한 수준이다. 또 현재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경유값은 배럴당 19.58달러로 한달 전보다 2.38달러 내렸고 등유값도 배럴당 21.60달러로 0.84달러 떨어졌다. 정유사 관계자는 "석유 수요가 계속 감소할 경우 내년부터는 업계 전체가 감산에 나서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