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통신.금융 융합시대] "걸어다니는 은행" .. 효과와 영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모바일 금융을 중심으로 한 통신-금융 융합은 향후 상당한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에서 출발하고 있다.
통신과 금융이 종국적으로 '한몸'이 되면 모바일 금융은 기존 금융거래와 서비스를 대체하는 폭발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 모바일 금융서비스란 =어디에서든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이동통신의 장점과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컨셉트의 금융서비스다.
모네타나 KTF멤버십카드의 경우 내년이면 신용카드 번호, 인증서, 지불.결제 정보가 내장된 칩이 휴대폰에 탑재된다.
휴대폰이 신용카드가 되는 셈이다.
네모나 엔페이매직 서비스는 은행 계좌의 현금을 휴대폰으로 내려받아 영화 티켓 등을 바로 예약하고 지불하는 개념이다.
이통업체가 금융기관화하는 것은 PFM(개인종합자산관리)의 예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를테면 이통업체들은 PFM을 통해 보험 상품을 중개하고 직접 영업할 수 있게 된다.
금융 재테크까지 컨설팅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통업체가 생각하는 금융서비스는 기존 금융상품이나 서비스외에 이들을 새롭게 묶는 번들 상품까지 포괄한다"며 "통신-금융, 통신-상거래 번들 등으로 영업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 왜 융합하나 =이통업체들은 주 수입원인 음성통화 비즈니스의 이윤율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야 하는 필요에 직면하고 있다.
또 경쟁 우위를 얻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계속 개발해야 한다.
모바일 금융은 이런 요구를 충족시킬 뿐 아니라 고객을 묶어두고 로열티를 높이는 중요한 수단으로 최근 급부상했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실제 수익이 창출되는 거래행위(transaction)가 통신서비스에서 훨씬 활발하기 때문에 이통업체와의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안광오 비씨카드 상품개발팀장은 "비씨카드의 경우 현재 2천만장의 카드가 발행돼 있는데 유효 거래가 일어나는 카드는 1천1백만장 이하"라며 "통신서비스 이용자의 경우 90% 이상이 서비스를 이용, 결제하고 있어 이런 기반이 금융기관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업체별 전략 =SK그룹은 개인 고객을 상대하는 데이터베이스(DB) 기반 마케팅 그룹을 지향하고 있다.
한 소비자가 하루에 이용하는 상품과 서비스는 수만 개에 달하는데 이 소비자의 구매행태 등 DB만 확보하고 있으면 어떤 상품이든 공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SK그룹은 이에 따라 생산 관련 부문을 모두 아웃소싱하는 반면 DB와 마케팅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부문은 자체 개발과 지분 출자로 가고 있다.
모바일 금융을 위한 전산센터 지불게이트웨이 인증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모두 자체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또 전자화폐 업체인 '비자캐시', 주유소에서 휴대폰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한 부가가치통신망(VAN) 업체 'KMPS' 등에 지분을 출자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전용은행인 '브이뱅크' 설립에도 참여했다.
KTF는 자체 개발보다는 아웃소싱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KTF 관계자는 "소비자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업종의 대표적 회사와 제휴하는 아웃소싱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KT(한국통신)가 통신전문 그룹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업종의 기업과 윈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회사 입장을 설명했다.
◇ 규제 등의 문제 =우리나라는 금융은 물론 통신업에 대한 규제가 강하기 때문에 이런 통신-금융 융합이 외국에 비해 활발하게 전개되는데 제약이 있는게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규제받지 않는 범위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많은 벽들을 만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인터넷 은행이란 새로운 개념에 대해 정부가 난색을 표명하다가 최근 인가 요건 등을 마련, 허가해 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런 흐름을 보면 통신-금융 융합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고 내다봤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