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동부 토라보라에서 반탈레반 세력과 격전을 벌이던 알 카에다군이 9·11테러 발생 3개월만에 항복을 선언했다. 알 카에다군은 11일 주로 파슈툰족으로 이뤄진 동부동맹과 격전을 벌인 끝에 주요 진지들을 빼앗긴 뒤 모하메드 자만 사령관 등 동부동맹측 대표들과 가진 협상에서 투항 의사를 밝혔다. 자만 사령관은 이에 따라 알 카에다측에 12일 오전 8시(한국시간 12일 낮 12시30분)까지 항복하라고 최후 통첩했다. 자만 사령관은 "알 카에다는 무조건 항복해야 하며 국제 사회에 넘겨져 재판받아야 한다"며 "무조건 항복은 산악지대 동굴과 토굴에서 내려와 무기를 반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랍계 등 대부분 외국인들로 구성된 알 카에다 대원들이 전원 투항할지 또 그 가운데 오사마 빈 라덴이 포함돼 있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자만 사령관은 "어딘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아직 빈 라덴이 이 지역에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알 카에다는 동부동맹의 또다른 사령관 하즈라트 알리가 이끄는 부대에 엔제리 주르 산악지대의 2개 정상 중 1곳을 빼앗긴 뒤 자만 사령관과 무선으로 협상을 갖고 투항 의사를 밝혔다. 협상에서 알 카에다는 자만 사령관에게 항복 조건을 논의할 수 있도록 종족 대표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