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업 정보화 담당자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키워드는 ERP(전사적 자원관리),CRM(고객관계관리),SCM(공급망관리)등이다. 정보화 우수기업들은 대개 ERP와 CRM을 구축해 활용하고 있고 SCM까지 갖춰 부러움을 사는 기업도 있다. 후발 기업들은 ERP를 도입한다느니 CRM을 구축한다느니 하며 벤치마킹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기업정보화대상을 받는 업체들은 대개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어느 업체든 벤치마킹 대상으로 부족함이 없다. 굳이 나누자면 ERP에서는 포스코와 만도가,CRM에서는 삼성생명과 삼성캐피탈이,SCM에서는 포스코와 신세계가 돋보인다는 평을 들었다. ERP란 재무 인사 구매 생산 물류 등 기업 내부의 업무를 통합해서 관리하게 해주는 시스템. 각 분야의 시스템을 통합함으로써 업무효율을 혁신해주는 수단이다. 포스코는 40개나 되는 오라클의 ERP 모듈을 모두 도입해 지난 7월2일부터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에야 출시된 웹 기반의 ERP "R11i"를 가져와 인터넷을 통해 사내외 업무 프로세스를 통합하는데 성공,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포스코의 일평균 작업지시건수는 4만3천건으로 제조업 평균의 약 100배나 된다. 그런데도 "빅뱅" 방식으로 거대한 시스템을 통합해냄으로써 각 부문의 업무효율을 혁명적으로 개선했다.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의 경우 지난 97년 정보화에 착수,ERP를 도입한 결과 최근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3사 모두에 부품을 공급하게 됐다. 만도는 ERP를 구축함으로써 사내 업무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각종 경영정보를 리얼타임으로 주고받게 됐다. 이에 따라 연간 43억원의 비용절감효과를 거두고 있다. CRM이란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성향을 분석하고 고객을 개인별로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이다. 각 시스템에 흩어져 있는 고객정보를 통합하고 수익관리시스템 위험관리시스템 등에서 제공하는 각종 고객평가정보를 토대로 고객을 관리하게 해준다. 요즘 많은 기업이 CRM을 구축한다고 요란을 떨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아직 미흡한 편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 4월부터 보험부문 CRM과 융자부문 CRM을 통합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내년 중 통합이 끝나면 삼성생명은 보다 효율적으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개인고객 기업고객 대리점고객을 가리지 않고 통합적으로 관리함은 물론 고객이 창구로 찾아오든 인터넷으로 접속하든 콜센터로 전화를 걸어오든 곧바로 필요한 고객정보를 꺼내 그 고객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캐피탈은 금년 봄 전사 CRM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실행하고 있고 지금은 CRM전략을 고도화하기 위해 컨설팅을 받고 있다. 또 고객을 방문객 멤버쉽 잠재고객 MVC(우량고객)등으로 구분,고객 충성도와 수익성을 분석함으로써 고객 유형에 맞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고객 가치에 따라 최적화된 영업 채널을 제시하고 있다. ERP나 CRM에 비하면 SCM은 다소 생소한 용어다. 이는 EDI(전자문서교환)시스템을 이용해 상품 발주에서 대금 지불에 이르는 각종 정보를 협력업체들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신세계의 경우 2,3년전부터 이마트와 백화점에 차례로 SCM을 적용했고 올해 들어서는 자체 EDI시스템까지 갖췄다. 이에 따라 신세계 협력업체들은 자사 제품이 신세계 매장에서 몇개나 팔려나갔는지,대금은 언제쯤 얼마나 받게될지 간편하게 알 수 있게 됐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