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6:30
수정2006.04.02 06:33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월드컵경기장으로 손꼽히는 제주월드컵경기장 개장식은 대체로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9일 오후 열린 제주월드컵경기장 개장식에는 도민과 관광객 등이 몰려 4만2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중석이 만원을 이뤄 제주도내에서 있었던 역대 행사 중최대 인파를 기록했다.
이처럼 엄청난 인파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적절한 교통소통 및 경기장 안내, 보안대책 등을 마련해 월드컵경기장 개장기념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통역안내원 배치, 경기장 시설운영 등이 매끄럽지 못했고 경기가 끝난 뒤 관중들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고 가버려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주최측은 월드컵경기장 외곽에 1천650대, 경기장 인근 신시가지의 공터와 이면도로, 학교 등에 8천674대를 주차할 수 있는 임시주차장을 시설하고 서귀포시내 순환 노선을 비롯해 제주시와 각 읍.면 등 도내 주요지역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3∼15분 간격으로 운행했다.
개장행사가 시작되기 3시간여전부터 곳곳에 배치된 자원봉사자와 보안요원들은 차량 혼잡이 예상되는 진입도로와 주변도로에 대한 차량통행을 전면 또는 부분통제하고 주차장과 셔틀버스 정류장 등에서 일일이 관람객들을 안내했다.
관람객들도 이들의 안내에 호응해 입장할 때나 퇴장할 때 차례로 줄을 서서 순서대로 빠져나갔으며 행사가 끝난 뒤에는 한때 차량이 몰려 혼잡을 빚는 듯 했지만 당초 예상보다 30분이나 빠른 1시간 30여분만에 모두 빠져나가 원활한 교통 흐름을 보였다.
개장행사에는 통역요원 16명을 포함한 자원봉사자 968명과 공무원 717명 등이 투입돼 교통 및 관중 안내, 출입관리, 문화행사 지원 등의 임무를 맡았으며 경기장내.외곽에 1천500여명의 경찰들이 배치됐다.
이날 경기장 출입구에는 금속탐지기가 있는 검색대 47대(장애인용 10대, 일반인용 36개, 귀빈용 1대)가 설치돼 입장객들의 위험물 반입을 통제했으며 본부석 맞은편에 설치한 조립식 관람석의 경사가 가파른 점을 감안, 40여명의 안전요원들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또 이날 오후 1시부터 8시30분까지 경기장 반경 2마일-상공 1만피트까지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된 가운데 경기장 주변에는 특전사 요원들이 전진배치돼 매복 및 정찰에 나섰고 인근 서귀포 해안에는 경비정이 배치되는 등 육.해.공에 걸친 경계태세를유지했다.
보안당국은 이날 미국대표팀이 호텔에서 경기장으로 오는 동안 에스코트차량에다 예비경호차량까지 동원, 삼엄한 경계태세를 유지하는 등 안전유지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대한항공은 9일 오후 정기편 이외에 서울 4편, 대구 1편, 진주 1편 등 모두 6편의 특별기를, 아시아나항공은 인천 노선에 2편의 특별기를 각각 투입했고 10일 오전에는 대한항공이 서울 노선에 1편의 특별기를 운항하는 등 항공기를 추가 투입해 행사 참가자들의 수송에도 문제가 없었으며 숙박시설도 특1급 관광호텔만 대체로 만원을 이뤘을 뿐 나머지는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영어 통역요원이 6명밖에 안돼 수요에 비해 절대 부족한 탓에 일부 외국보도진이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해 우왕좌왕했고 일부 자원봉사자와 보안요원 등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몰려 다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한 경기장 지붕 트러스트와 2개 조명탑에 설치된 조명등 248개 가운데 일부가 고장나 켜지지 않는가 하면 대형 전광판이 선수교체 등 경기중에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정보전달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운영미숙을 드러냈다.
특히 비를 맞으며 열성적으로 응원했던 관람객들의 일부가 주최측으로부터 제공받은 비옷을 비롯해 음식물 쓰레기, 응원 도구 등을 경기가 끝난 뒤 관람석 등에 그대로 버리고 감으로써 곳곳에 쓰레기가 쌓여 아쉬움을 줬다.
서귀포시월드컵기획단 장병순 단장은 "제대로 운영을 하려면 3개월 정도의 시운전이 필요하나 1개월밖에 시운전을 하지 못해 부분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앞으로 개선해 월드컵 개최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연합뉴스) 홍정표 기자 jph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