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증시를 빛낸 기업] 불황 이긴 알짜기업들 '스타株'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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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기침체의 한파속에서도 대단한 이익을 내는 기업들이 있다.
불황을 모르는 기업이다.
이들의 실적 호전 비결은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한 데 있다.
일부 기업은 '돈 되는' 신규 사업에 발빠르게 진출하는 기민함을 보이기도 했다.
철저한 비용 절감및 재무구조 개선 노력도 수익성 향상의 밑거름이 됐다.
불황을 이긴 기업들은 주가 상승률도 높아 올해 증시를 빛낸 '미인주'로 통한다.
주식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주, 또는 주주중시 기업으로 평가받으면서 연초보다 주가가 2-3배이상 오른 기업이 수두룩하다.
핵심사업에 역량 집중 =태평양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의 공통점은 '아픔'을 겪었다는 것이다.
무리한 '몸집 불리기'와 재무구조 악화로 한때 위기를 맞았지만 과감하고 꾸준한 구조조정을 통해 아픈 만큼 성숙해진 기업들이다.
태평양은 10년간에 걸친 끈질긴 구조조정 노력이 열매를 맺은 경우다.
비핵심사업 매각, 한계사업 정리, 유사업종 통폐합의 원칙을 정해 지난 91년 24개였던 계열사수를 8개로 줄였다.
상반기 순이익(3천4백21억원)이 이미 작년 연간 순이익(3천3백7억원)을 넘어선 기아차는 지난 99년부터 기아중공업 기아포드할부금융 등 7개사를 매각.청산하고 인력도 30% 이상 줄었다.
현대모비스는 4륜 구동차(갤로퍼 산타모) 제작부문을 현대차로 넘기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컨테이너 공장도 중국으로 옮겨 보수용 부품 사업에만 집중했다.
비용 절감과 재무구조 개선 =신세계는 7개 백화점중 강남.미아점(서울)과 인천.광주점 등 4개의 건물을 빌려쓰고 있다.
새로 백화점을 짓는 것보다는 건물을 임대하면 1천억~2천억원 가량의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백화점을 짓기 위해 사뒀던 부지에는 할인점(이마트)을 만들어 서민층을 공략했다.
3분기까지 매출은 3조5천3백억여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순이익은 1천2백66억원으로 1백81% 급증했다.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작년 연간 실적을 돌파한 SKC도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금융비용 감소 혜택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 지분 매각(2백70억원)과 미국 현지법인으로부터 대여금을 회수한데 이어 올해도 본사 사옥을 매각(6백60억원)했다.
연내에 관계사 보유지분 및 리튬 배터리 사업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이수화학도 관계사에 대한 지급보증을 줄여 재무 리스크를 없앴다.
내년까지 관계사 지급보증을 완전히 해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6월말 9백84억원에 달했던 이수건설에 대한 지급보증을 9월말까지 6백억원으로 줄인데 이어 올해중 1백50억원을 추가로 없앨 예정이다.
3분기까지 매출(5천3백44억원)과 순이익(3백9억원)이 23.7%와 91.9% 늘었다.
LG텔레콤은 최근 유상증자(청약률 60.6%)를 실시, 재무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유상증자로 부채비율이 4백%에서 2백70%로 낮아졌다.
시장 지배력 키우기 =SK텔레콤 삼성화재 금강고려화학 농심 동아제약 고려아연 한국통신 등은 모두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국내 최대의 이동통신업체인 SK텔레콤은 안정적인 시장지위와 가입자 증가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내년 1월 합병을 앞둔 신세기통신과 합친 시장 점유율이 51.5%에 달한다.
삼성화재도 3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실적 호전이 거듭되고 있다.
상반기(4~9월) 투자영업이익이 2천2백4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0% 늘었다.
국내 최대의 도료.건자재 생산업체인 금강고려화학은 독과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라면시장의 65%와 스낵시장의 35%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농심은 지난 5월 일부 스낵제품과 라면 가격 인상(평균 8.7%)을 단행, 7~9월중 영업이익이 25% 증가했다.
동아제약도 '박카스' 가격 인상을 통해 실적 개선 효과를 누렸다.
세계 최대의 아연제련업체인 고려아연은 뛰어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으로 열매를 거두고 있다.
초고속인터넷통신의 선두주자인 한국통신도 인터넷매출액(1조1천억원)이 전년 동기 보다 2백22%나 늘었다.
돈되는 신규사업 진출 =대덕GDS는 신규 투자 사업인 MLB(다층회로기판) 부문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4%에서 올해는 13%로 증가했다.
3분기까지 매출액(1천3백24억원)과 영업이익(2백41억원)이 작년 동기보다 8%와 84% 늘었다.
내년에도 MLB 생산 확대 등으로 매출이 12.5% 증가할 전망이다.
휴맥스의 경우 수익성이 낮은 FTA(무료위성수신기)의 비중을 줄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CAS(수신제한장치) 기능 보유제품 비중을 높여 30%에 가까운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3분기까지 매출(1천9백83억원)과 순이익(6백72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1백20%와 1백95% 증가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