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만큼 양심을 지켜야 하는 운동은 없다. 남이 보든 안 보든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벌타를 부과하는 일은 골프에서 흔히 볼수 있다. 미국골프협회 기관지인 '골프저널'은 올시즌 아시안PGA투어 상금왕이 된 통차이 자이디(32·태국)가 아시아골프계의 스타다운 양심적인 플레이를 했다고 보도했다. 골프저널에 따르면 자이디는 지난 9월 가야CC에서 열린 APGA투어 신한오픈때 17번홀 그린에서 볼을 그린에 리플레이스하는 순간 강한 바람이 불었다고 한다. 볼은 원위치에서 약 45㎝나 굴러가 버렸다. 자이디는 볼이 움직였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그것을 원위치에 갖다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볼을 집어들어 원위치에 갖다놓고 퍼팅을 했다. 자이디는 그러나 미심쩍었던지 라운드후 경기위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경기위원은 자이디가 그 상황에서 규칙을 잘못 적용했고 결국 벌타를 가산하지 않은 스코어카드를 제출했기 때문에 실격이라고 통보했다. 자이디가 실격을 감수한 것은 물론이다. 한편 자이디가 맞닥뜨린 상황은 '어드레스'를 기준으로 규칙 적용이 달라진다. 어드레스 후 볼이 바람에 의해 움직였다면 자이디는 1벌타를 받은 뒤 볼을 원위치에 갖다놓고 플레이를 해야 한다. 어드레스를 하기 전에 볼이 바람에 의해 움직이면 볼이 멈춘 곳에서 플레이를 하면 된다. 자이디는 어드레스하기 전에 볼이 움직였으므로 볼이 있는 그 상태에서 플레이를 해야 되는데 볼을 옮기고 플레이했기 때문에 2벌타를 부과해야 한다(규칙 18조2항).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