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서 5천억 투자땐 하이닉스지분 20% 확보가능"..합병협상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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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간 주식맞교환 방식의 제휴는 사실상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경영권을 인수하는 징검다리의 성격을 갖고 있다.
법적으로는 하이닉스가 독립성을 유지하더라도 결국 마이크론이 경영을 좌우하는 넓은 의미의 합병이라는 해석이다.
하이닉스의 경우 현재 뚜렷한 대주주가 없는 상태다.
채권단은 향후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해 대주주가 되더라도 세계적인 반도체기업을 경영할 능력과 의지가 없다.
반면 마이크론은 현재의 주가와 자산 가치로 볼 때 하이닉스 주식 15~20%를 인수하는 대가로 자사 주식 5% 정도만 넘겨주면 된다.
마이크론의 경영권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스티브 애플턴 마이크론 사장은 하이닉스와의 협상추진 발표 전인 지난주 미국의 전자전문 언론매체 EBN과의 인터뷰에서 대등한 제휴에는 관심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강력한 기업을 제거하기를 원하지만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정리 방식이어야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이 경쟁업체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 지분 교환은 어떻게 =하이닉스는 마이크론에 채권단 지분을 넘겨줄 공산이 크다.
채권단 지분을 제외한 하이닉스 주식은 대부분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데다 채권단도 이번 기회에 하이닉스에 출자전환한 돈을 회수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출자전환 조건부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약 3조원을 하이닉스에 지원할 예정이다.
이 CB는 내년 상반기중 주식으로 전환된다.
최고 전환가는 주당 3천1백원으로 정해져 있다.
이 가격으로 전환하면 하이닉스에 대한 채권단 지분은 45% 정도가 된다.
주가가 2천원선이라면 지분율은 54%로 올라간다.
어쨌든 마이크론은 채권단 지분중 15∼20% 정도만 가져가도 하이닉스의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채권단 지분의 매각보다는 마이크론이 하이닉스에 현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때문에 내년 상반기중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마이크론이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약 2조4천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론이 5천억원만 들이면 20%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병서 대우증권 조사부장은 말했다.
어떤 경우든지 마이크론은 하이닉스 지분을 인수하게 된다.
김성택.차병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