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10월중 산업활동동향'은 경기 급락세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경기저점을 확인케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우선 산업생산과 출하 증감률이 한달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추석 연휴로 인해 조업일수가 줄어든 탓이라고는 해도 찜찜한 대목이다. 설비투자 감소세도 12개월째 계속됐다. 그나마 산업생산 및 설비투자 감소 폭이 두드러지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가파른 경기 하락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기대를 갖게 한다. 바닥 진입을 앞둔 '혼조세'라는 분석도 나온다. ◇ 경기 바닥에 진입했나 =아직은 단언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 김민경 통계청 경제통계국장도 "과거의 예를 감안할 때 몇 달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0월중 전체 산업생산(-1.3%)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데다 산업별 편차도 심했다. 반도체 생산이 9월(4.4%)에 이어 10월(0.1%)에도 소폭의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자동차(-4.0%) 섬유(-17.9%) 컴퓨터(-4.0%) 등은 뒷걸음질쳤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지난 9월 추석특수 등에 힘입어 75.0%까지 상승했지만 10월엔 71.4%로 곤두박질쳤다. 지난 7월(71.0%)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 경기 급락세 둔화 조짐은 뚜렷 =통계청은 조업일수 감소요인을 감안해 10월 산업생산을 산출하면 2.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똑같은 조업일수가 주어졌더라면 생산이 증가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 9∼10월을 합산한 생산지수는 지난해 동기보다 1.8% 증가했다고 통계청은 소개했다. 미 테러 여파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가파르게 줄어들던 출하 및 설비투자의 감소폭이 둔화되고 있는 것도 경기 급락세의 진정을 점치게 한다. 특히 국내 기계수주가 10월 들어 4.2% 증가, 9월(4.8%)에 이어 두달째 상승세를 나타냈고 정부의 재정확대에 힘입어 건설수주도 10월에 30.2%(9월엔 63.7% 증가)나 늘었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수출 감소세도 최근 한풀 꺾였고 재고증가율도 둔화되고 있다. 경기동행 및 선행지수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 문제는 성장잠재력 약화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계속 위축되면서 제조업 생산능력이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체가 일정한 조건아래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 능력을 나타내는 생산능력 증가율(전년 동월 대비)이 10월 1.3%까지 하락,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생산능력 증가율은 지난해 10월엔 15.2%에 달했으나 올 상반기 10.4%로 하락했고 지난 8월과 9월엔 각각 2.7%와 2.1%로 곤두박질쳤다. 이와 함께 미국 경제가 조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최근들어 사라지고 있다는 점도 국내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8일 발표한 지역별 경기동향보고서에서 "전지역 제조업 생산이 악화되는 등 미 경제의 회복 징후보다 둔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며 조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