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적인 IT(정보기술)업체들의 각축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국에 초고속망이 깔리고 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되자 세계적인 IT업체들이 속속 한국에 들어와 실력을 겨루고 있다. 특히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 이후 외국자본에 대한 개방폭이 넓어지가 외국 IT업체들이 앞다퉈 한국에 들어와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 IT기업은 대략 1천2백여개에 달한다. 외국 IT기업들의 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IT산업 전반에서 외국계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소한 30%는 넘을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고용효과도 만만치 않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IT기업들의 고용인원은 수만명에 이르고 그 숫자는 계속 늘고 있다. 외국계 IT업체들은 어느새 한국 경제를 이끌고 정보화를 선도하는 "동반자"로 인정받고 있다. 어떤 기업들이 진출해있나= IT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업체들은 모두 국내에 지사를 세웠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IBM,오라클,인텔,컴팩,썬마이크로시스템즈,델컴퓨터,애플컴퓨터,SAP,컴퓨터어소시에이츠,실리콘그래픽스,EMC 등 세계적인 업체들은 모두 국내에 진출해 있다. 통신장비 분야에서는 우선 세계 휴대폰업계 "빅3"인 노키아 모토로라 에릭슨이 모두 국내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네트워크 분야의 거두인 시스코와 루슨트테크놀로지스는 물론 퀄컴,어바이어,레벨3,ARM 등도 국내에서 비즈니스를 진행중이다. 서비스업체로는 AT&T,브리티시텔레콤 등이 들어와 있다. 외국계 IT기업들의 눈부신 성장= 한국내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이들 기업의 국내 매출도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HP가 1조5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한국IBM이 7천3백억원,한국MS가 1천5백억원,한국오라클 1천3백억원,SAP코리아 5백60억원 등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IBM의 경우 지난해 사상 최대인 1천2백73억원의 흑자를 올렸으며 한국MS도 5백96억원,한국후지쯔 2백3억원 등의 경상이익을 냈다. 한국시장이 이들 다국적 IT기업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계 IT기업들의 현지화 노력= 외국기업이 아닌 한국기업으로 이미지를 심기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돋보인다. 소니코리아,한국후지쯔,유니시스,썬마이크로시스템즈코리아,모토로라 등은 환경캠페인이나 산학협동,각종 기부금 출연,사회사업 등을 통해 "친근한 이웃같은 기업"의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다. 이들 기업은 또 토착화의 일환으로 지사장을 한국인 CEO(최고경영책임자)로 바꾸고 있다. 한국루슨트의 양춘경 사장,한국헬로우아시아의 김원국 사장이 그런 경우이다. 이밖에 모토로라코리아,한국IBM,한국HP,인텔코리아,필립스 등도 한국인을 CEO로 내세웠다. 외국 IT기업들은 이와 함께 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외에 간접적인 기술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