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와 동행하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우호적인 국내외 분위기는 유지됐지만 주가는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드러냈다. 외국인이 현선물시장에서 동반 매수세 기조를 잇고 올들어 가장 많은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음에도 불구하고 환매 요구 등에 따른 기관 매도 공세와 차익매물을 흡수하지 못했다.
시장관심은 이번 랠리의 특징인 '짧은 조정후 긴 상승'이 다시 나타날 지에 모아지고 있다. 조정다운 조정없는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와 더불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세상승기 진입 여부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시장은 반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동성 보강과 경기회복 기대감이라는 급등의 양 축이 여전히 장세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추세를 꺾을 만한 악재가 보이지 않는다. 외국인이 당분간 '사자' 주문을 거두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조정이 있더라도 짧게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전반적인 조정 분위기 속에서 지수관련주 낙폭이 크지 않았고 은행, 건설, 증권 등 주도주가 매물 소화를 통해 추가 상승 기반을 다진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날 확인했듯이 조정시 매수 관점을 유지하는 대기 매수세가 풍부하다. 매수 여력을 관측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은 지난 26일 현재 9조5,793억원으로 연중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민연금도 지수 방어에 일조하겠다. 전날 1,200억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주식매입에 나선 국민연금은 순수주식형 3,000억원과 중소형주형 1,800억원도 조만간 투입할 예정이다.
신한증권 강보성 연구원은 "유동성과 경기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한 시장에너지를 감안하면 조정 국면 진입보다는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추세가 꺾인다 해도 매도기회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5일선 붕괴 등 뚜렷한 신호를 보고 물량 축소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상승하더라도 700선이 멀지 않은 만큼 일부 현금화를 병행하면서 냉정하게 장세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 펀더멘털의 중요한 변화없이 일부 기술적 지표 움직과 기대감, 과거 수치와의 비교 등만 가지고 대세 상승기로 판단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견해다.
이와 관련, 27일 10월 기존주택매매와 11월 소비자신뢰지수를 시작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북, 10월 내구재주문,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수, 10월 신축주택판매, 3/4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 등 줄줄이 발표되는 미국 경제 지표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는 수요일 현대건설 채권단의 최정 지원안과 하이닉스 정상화 방안 그리고 목요일 나오는 10월 산업활동동향이 관심이다.
단기적으로 조정 국면 탈피 여부를 드러낼 프로그램 매매와 증권주 움직임에 주목할 시점이다. 이번 랠리에서 후발주자이면서도 선도주로 떠오른 증권주는 사흘 연속 연중 고점을 경신한 뒤 주춤한 모습이 종합지수와 유사하다. 이날 증권업종지수 궤적도 종합지수와 대동소이하게 나타난 것처럼 당분간 증권주 움직임은 시장과 방향을 같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매수차익거래잔고는 시장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으로 돌아설 경우 손쉽게 청산될 수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매수차익거래잔고는 7,600억원을 넘어서 연중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 누적포지션이 2만3,000계약을 넘어섰고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과열 기미를 보이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최근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프로그램 매매가 '양날의 칼'과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시장베이시스 추이에 눈을 떼 선 안되겠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