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史 신화 '앱설루트' 국내상륙..병모양에 패션.영화 이미지등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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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사(史)의 신화가 한국에 상륙한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광고캠페인의 하나이자 마케팅의 전형으로 꼽히는 "앱설루트 보드카(ABSOLUT VODKA)"가 주인공이다.
"앱설루트 보드카"의 수입사인 맥시엄 코리아의 광고대행을 맡은 TBWA코리아는 다음달부터 국내에서 앱설루트 인쇄광고를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타트를 끊을 "작품"은 "앱설루트 스타"와 "앱설루트 조이"등 두 편(제작 TBWA 파리). 스웨덴 주류회사 빈 앤 스프리트의 앱설루트는 제품도 제품이지만 병모양을 주제로 한 비주얼과 "앱설루트 ~"의 두단어로 이뤄진 심플한 카피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늘 새로움을 담아내는 광고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앱설루트가 미국에 처음 수입된 것은 1979년.주류수입업체 카이용은 보드카를 들여오면서 TBWA와 광고대행 계약을 맺었다.
무색.무미.무취라는 보드카의 "특징없는 특징"을 알려야 한다는데 고심하던 광고사측은 맛대신 이미지를 팔기로 했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20~30대 신세대 여피족들을 타깃삼아 고급스런 이미지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었다.
그다지 예쁠 것 없는 밋밋한 병을 모델로 아이디어의 절묘한 변주가 시작됐다.
1탄 "앱설루트 퍼펙션"부터 빼어난 간결미를 과시한 광고는 병모양을 입술사이의 벌어진 틈으로,골프코스로,열쇠구멍 등으로 변화시키며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초기 병자체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하던 광고는 이후 패션,예술,디자인,영화,만화등 다양한 문화적 장르와 손잡고 이미지를 확장시켰다.
병의 이미지에 세계 도시의 모티브를 결합시킨 도시시리즈나,앤디 워홀 등과 손잡고 내놓은 팝아트 시리즈,지아니 베르사체 등이 참여한 패션 시리즈 등은 예술의 경지로 평가받고 있다.
광고의 히트는 매출로도 이어졌다.
수입 첫해 5천상자를 밑돌던 판매량은 81년 광고를 시작하면서 2만상자로 늘었고 94년엔 3백만상자까지 팔려나갔다.
광고 10년만에 1백50배에 가까운 경이적인 성장을 이룬 셈.현재 앱설루트는 미국 수입보드카 시장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마케팅 협회는 앱설루트를 나이키나 코카콜라같은 미국의 초일류 브랜드와 함께 "마케팅 명예의 전당"에 올려놓으며 경의를 표했다.
학계에서도 광고 연구대상에서 앱설루트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앱설루트 광고 히스토리를 담은 "앱설루트 북"을 펴낸 TBWA의 리처드 루이스 부사장은 그 매력을 "변하지 않되 늘 변함(Never changing-Always changing)"이라고 요약하고 있다.
광고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즐비하게 양산됐다.
앱설루트 광고는 매니아들의 수집대상이 됐고 도서관마다 잡지에서 앱설루트 광고를 오려가는 도난사건이 속출했다.
또 광고로는 드물게 미술관에 전시됐으며 광고 이미지를 모은 디스켓이 별도 상품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TBWA코리아의 이상규차장은 "앱설루트는 포장의 미학이라는 광고의 기능을 유감없이 보여준 대표격"이라며 "일단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한 뒤 2~3년 후에는 국내에서 제작한 광고도 실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과연 앱설루트가 한국에서도 "앱설루트 파워"를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