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을 낳은 후궁들의 신주를 봉안한 묘궁(廟宮)인 서울 궁정동 청와대 경내 칠궁(七宮·사적 제149호)이 오는 24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경호상의 이유로 일반인의 관람이 금지됐던 칠궁이 공개되기는 지난 68년 1월 김신조 등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근 34년만이다.


칠궁은 숙종의 후궁이자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씨의 신위를 모신 육상궁(毓祥宮)을 비롯해 저경궁(儲經宮) 대빈궁(大嬪宮) 연호궁(延祜宮) 선희궁(宣禧宮) 경우궁(景祐宮) 덕안궁(德安宮)을 일컫는 것.선조의 후궁 인빈 김씨(추존왕 원종의 생모),숙종의 후궁 희빈 장씨(경종의 생모),영조의 후궁 정빈 이씨(추존왕 진종의 생모)와 영빈 이씨(추존왕 장조의 생모),정조의 후궁 수빈 박씨(순조의 생모),고종의 후궁 엄씨(영친왕의 생모)를 각각 모셔 놓았다.


칠궁 권역에는 원래 숙빈 최씨의 사당인 숙빈묘(영조때 육상궁으로 개칭)만 있었으나 1908년 서울 주변에 흩어진 여러 사친묘(私親廟·임금의 생모가 된 빈의 사당)을 합치면서 육궁이 됐다.


이어 1929년 고종의 후궁인 엄씨의 덕안궁을 옮겨 오면서 지금과 같은 칠궁이 됐다.


칠궁권역은 7천8백평의 사적지에 묘궁 5개동을 포함해 24개동의 건물이 있으며 종묘와 더불어 조선시대 묘사(廟祠) 제도를 알 수 있는 중요 자료다.


정문을 들어서면 남북축으로 맞춘 2채의 재실이 있고 그 뒤에 동남향의 칠궁이 배치돼 있다.


또 연호궁과 덕안궁 사이의 냉천과 냉천정 및 주변의 뜰은 정숙하고 소박한 한국 정원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칠궁관람은 청와대 관람과 연계해 실시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개인은 4,5,9,10월 매주 금,토요일에 관람할 수 있고 단체는 1월과 7월을 제외한 달의 매주 화∼토요일에 이용하면 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