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가 안은미씨가 변신을 선언했다. 도발적 상상력을 여과 없이 노출하던 스타일에서 벗어나 엄격한 절제미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오는 29일부터 12월1일까지 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대구시립무용단 제40회 정기공연'성냥파는 소녀'가 그것. "기존 안무와는 다릅니다. 과거 제 작품이 '틀림의 미학'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맞춤의 미학'이 될 것입니다. 꼼꼼해지기 시작했다고 할까요" 안씨의 변신은 지난달 독일 부퍼탈에서 열린 무용축제 '아인 페스트'에 세계적인 안무가 피나 바우쉬의 초청을 받고 참가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 축제에서 안씨는 '검은 무덤' 등 솔로 무용 세 편을 공연해 갈채를 받았다. 이와 함께 안씨는 조셉 나주,필립 드쿠플레,조제 몽탈보,실비 길렘 등 기라성같은 유럽안무가와 무용수들의 작품에서 큰 자극을 받았다. 안씨는 "거장들의 작품에서 자유로운 상상이 깔끔한 형식으로 드러날 때 감동도 컸다"고 말했다. 때문에 그는 요즘 단원들을 혹독하게 다그치고 있다. 이번 작품은 안데르센 동화 '성냥팔이 소녀'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무용.정제된 몸언어를 통해 연말의 들뜬 분위기 속에 소중한 이웃들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그는 밝혔다. (053)606-6318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