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사태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미국 항공업계에 구조조정의 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미국 정부의 긴급자금 지원과 업계의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9개 주요 미 항공사들의 손실폭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미 항공업계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UAL)등 미항공업계의 3.4분기 손실은 총 24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의 자금지원과 감세혜택을 감안한 수치로 정부지원이 없었을 경우 손실금액은 42억달러정도로 추정된다. 평상시보다 여행객이 줄어드는 4.4분기의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이 기간 중 항공사들은 정부에서 받은 50억달러 규모의 구제자금을 전부 써버릴 것으로 보인다. 비용절감 등 항공사의 자구노력은 커다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9개 항공사들은 보유 항공기 가운데 20%가량의 운항을 중지,연료비용을 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3.4분기 운영비용은 여전히 9.3%나 상승했다. 이같은 침체는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 9개 항공사 시가총액을 모두 합한 2백10억달러는 수퍼마켓체인 세이프웨이 하나의 시가총액과 겨우 맞먹을 정도다. 항공업계의 비참한 상황은 몇몇 항공사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을 낳게 하고 있다. 아메리카웨스트홀딩스의 경우 하루 2백만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으며 9월30일 현재 현금보유량이 1억4천4백50만달러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연내를 넘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UAL은 지난 12개월간 16억달러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10월에는 하루 1천5백만달러씩 보유현금을 소진했다. 항공사들은 경영이 빠르게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업계전문가들은 몇몇 항공사들이 파산이나 합병절차를 거치는게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구조조정은 일단 사무실,정비시설 유지비 등 중복된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항공사간에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시켜 항공요금에 대한 가격결정력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델타항공의 CEO인 레오 물린은 이와관련,"정부당국이 항공사 합병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정리 = 국제부 inter@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