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월드컵 경기장이 착공 3년여만에 완공돼 13일 개장된다. 광주시 서구 풍암동 일대 체육시설 지구 32만7천300㎡의 부지에 1천587억원을들여 건립한 광주 경기장은 연면적 8만7천400㎡에 4만3천121석의 관중석을 갖추고있다. ◆개장행사 이번 개장 축하행사는 내외 귀빈과 시민 등 모두 4만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진행된다. 주행사는 식전행사와 기념식, 개장기념 국제대회 A매치인 한국-크로아티아 2차전 3부로 진행되며 부대행사로 인기가수 공연, 불꽃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식전행사에서는 대형 전광판에서 월드컵 홍보영화가 상영되는 가운데 관중입장이 시작돼 시민과 함께 하는 농악 한마당이 펼쳐진다. 이어 개장을 기념하는 귀빈들의 축사와 치사 등 기념식이 진행된다. 기념식이 끝나면 국방부 계룡대 취타대의 우령찬 연주가 분위기를 고조시키는가운데 한국과 유럽의 신흥 강호 크로아티아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장에 도열, 양국국가 연주에 이어 페넌트를 교환한 뒤 광주 경기장 개정 첫경기가 시작된다. 하프 타임에는 인기가수의 축하공연 및 축구묘기가 펼쳐져 관중들의 흥미를 더하고 경기종료와 함께 수천발의 폭죽이 터지면서 밤 하늘을 아릅답게 수놓는다. ◆친선경기 한국과 크로아티아 대표팀간 2차전은 크로아티아가 1차전(서울)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을지 아니면 한국이 2연승을 거둬 `유럽 징크스'에서 벗어날지가 관심거리다. 한국은 1차전에서 98년 프랑스 월드컵 3위에 오른 크로아티아를 2-0으로 꺾어거스 히딩크 감독 취임 이래 유럽팀에 당한 4연패의 사슬을 끊어 자신감을 회복하는계기를 마련했다. 축구 전문가들은 상승무드를 탄 한국이 1차전에서 보여준 공격과 수비력, 체력을 풀가동한다면 2차전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프랑스 월드컵에서 파란을 일으킨 크로아티아의 저력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기보다는 시차 적응시간이 길어진데다 한국팀에 당한 치욕적인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기 때문이다. 크로아티아는 뒤늦게 합류한 공격의 핵 수케르 등 주전들을 대거 투입할 가능성이 높아 이번 광주경기는 역대 어느 A매치보다 비중있고 알찬 경기가 될 전망이다. ◆경기장 특징 광주경기장은 지난 99년 최초 공사를 맡았던 업체가 입찰계약서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나 다른 업체가 공사를 맡았으나 부도를 내 3번째 업체가 마무리 공사를 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착공 시기 자체가 다른 경기장에 비해 늦은데다 시공업체가 자주 바뀌는 등 곡절을 겪었지만 광주시와 시민, 시공업체가 혼연일체가 돼 노력한 결과 대회 일정에차질없이 개장하게 됐다. 광주 경기장은 전국 월드컵 경기장 가운데 유일하게 순수 국내 기술진에 의해설계.시공이 됐다. 따라서 시공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고 전국 공공시설로는 처음으로 하수를재활용할 수 있는 중수도 시설을 갖춘 것도 큰 자랑거리다. 인근 염주체육관 수영장에서 버리는 매일 200t의 물을 끌어와 재처리, 경기장시설의 청소와 화장실 용수는 물론 천연잔디와 조경수에도 공급해 연간 2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 모양을 본떠 완만한 곡선 형태를 이룬 지붕과 스탠드를떠받치는 Y자 구조물이 이 지역 전통 민속놀이인 고싸움 놀이를 연상케 한다. 축구 전용 경기장이나 경기장 가장자리에 트랙을 깔아 제한된 범위의 종합경기를 소화할 수 있도록 활용도를 높였다. 지난달 월드컵조직위 시설전문위원들의 실사결과 전광판 시설과 조명.음악시설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파급효과 광주시의 월드컵 경기 개최는 지역의 경제.사회.문화적 효과와 함께 인권도시광주의 대외 홍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은 월드컵 개최로 광주지역에 4천900억원의 생산과 180억원의 소득, 4천400여명의 고용이 창출되고 광주공항의 재정비 및 교통망 확충으로 일본, 중국, 동남아권과의 교류를 촉진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광주시는 월드컵의 사회.문화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경기 기간 제 4회 광주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중외공원 문화벨트 조성과 5.18 역사체험 순례코스 조성, 시가문화권 관광자원화 등 문화 월드컵을 준비중이다. 대외적 효과로는 이미 민주의 성지로 국내외에 알려진 광주시가 월드컵 경기 개최를 계기로 국제도시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지역특산물의 해외판로 개척과 유럽,남미권 국가들과의 문화.스포츠 교류 물꼬를 트는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광주=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sw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