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도하회의 개막] 新경제전쟁 포문...'輸出한국'엔 기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세계 경제계의 이목이 카타르 도하로 집중되고 있다.
21세기 새로운 무역질서가 될 뉴라운드 출범 협상이 9일 밤(한국시간)부터 시작된다.
도하 각료회의는 세계 교역 자유화를 한단계 더 진전시키느냐 아니면 지역주의로 회귀하느냐를 결정하는 중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통상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번에도 뉴라운드 출범이 실패하면 유럽연합(EU)이나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와 같은 지역별 자유무역 흐름이 21세기를 주도할 것이란 견해가 유력하다.
어느 경제 블록에도 속하지 못한 한국으로서는 뉴라운드 협상에 사활이 걸려 있는 셈이다.
이번 각료회의에서는 중국의 WTO 가입이 공식 결정될 예정이어서 향후 추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 뉴라운드 쟁점 =뉴라운드에서 다루게 될 주제는 다양하다.
WTO 회원국 모두가 자국의 이해관계에 맞춰 '자유화에 포함시킬 산업과 제외할 산업'을 강력하게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산업별 지역별로 다양한 입장이 맞서 있다.
최대 쟁점으로 꼽히는 3대 주제는 농업과 반덤핑협정 개정, 그리고 환경문제다.
농업 분야에서는 농산물 수출국과 수입국의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농산물 수입국들은 농업의 비교역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면적인 자유화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과 호주 등 농산물 수출국(케언스그룹)들은 농업도 공산품과 마찬가지로 전면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일본 등이 의제에 포함시킬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반덤핑협정 개정은 미국 정부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EU가 적극 반영을 주장하는 반면 개도국들은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이처럼 각 이슈마다 거미줄처럼 국가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한국 대표단은 9일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들과 잇달아 반덤핑.농업분야 협력 모임을 갖기로 하는 등 분야별 협조체제 구축에 막바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수석 대표인 황두연 통상교섭 본부장은 이날 영국 및 뉴질랜드 통상장관과 연쇄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 뉴라운드 성공적으로 출범할까 =많은 이견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이번 회의에서도 뉴라운드 출범이 실패하면 논의를 재개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WTO 회원국들의 공통된 견해다.
마이크 무어 WTO 사무총장도 회의 개막에 앞서 "지난 99년 좌절한 미국 시애틀 각료회의 이후 2년을 준비해온 만큼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뉴라운드 출범 이후 =뉴라운드 출범은 무역자유화를 위한 실제 협상을 이제부터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을 뜻한다.
뭘 얻어내고 어떤 것을 양보할지는 향후의 지루한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는 얘기다.
뉴라운드 출범 후 언제까지 후속 협상을 마칠 것인지는 아직 WTO 차원에서도 결정하지 못했다.
우루과이라운드(UR)가 협상 시작부터 끝까지 7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WTO는 3년 이내의 짧은 협상을 원하는 분위기다.
협상을 타결하는 방식 역시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뉴라운드 주제별로 따로따로 협상을 타결할 것인지 아니면 전체 주제를 묶어서 한번에 타결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농업 협상에 민감한 한국을 비롯한 일본 EU는 전체를 하나로 묶는 일괄타결 방식을 원하는 반면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과 호주 등은 분야별 타결 방식을 선호한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