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회의 개막] 新경제전쟁 포문 '輸出한국'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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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계의 이목이 카타르 도하로 집중되고 있다.
21세기 새로운 무역질서가 될 뉴라운드 출범 협상이 9일 밤(한국시간)부터 시작된다.
도하 각료회의는 세계 교역 자유화를 한단계 더 진전시키느냐,아니면 지역주의로 회귀하느냐를 결정하는 중대 전환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한국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들은 이번에 뉴라운드 출범이 실패하게 되면 유럽연합(EU)이나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와 같은 지역별 자유무역 흐름이 21세기를 대표하는 중심적인 교역질서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지금까지 단하나의 지역경제 공동체에도 속하지 못한 우리로서는 뉴라운드 협상을 반드시 출범시켜야 하는 입장이다.
이번 각료회의에서는 중국의 WTO가입이 공식 결정되는 중요한 일정이 포함되어있다.
뉴라운드 쟁점=뉴라운드에서 다루게 될 주제는 다양하다.
WTO 회원국 모두가 자국의 이해관계에 맞춰 "자유화에 포함시킬 산업과 제외할 산업"을 강력하게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산업별,지역별로 다양한 입장이 대립해 있다.
최대 쟁점으로 꼽히는 3대 주제는 농업과 반덤핑협정 개정,그리고 환경문제다.
농업은 농산물 수출국과 수입국의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농산물 수입국은 농업의 비교역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른바 NTC 그룹으로 전면적인 자유화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과 호주 등 농산물 수출국(케언즈그룹)은 농업도 공산품과 마찬가지로 전면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일본등이 의제에 포함시킬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반덤핑협정 개정은 미국 정부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환경이슈에 대해서는 EU가 적극 반영을 주장하는 반면 개도국들은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거미줄처럼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뉴라운드 성공적으로 출범할까=많은 이견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번 회의에서 출범에 실패하면 다시 논의를 시작하기가 쉽지않다는 게 WTO 회원국들의 공통된 분석이기도 하다.
마이클 무어 WTO 사무총장도 회의 개막에 앞서 "지난 99년 좌절한 미국 시애틀 각료회의 이후 2년을 준비해온 만큼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며 모든 회원국 대표에게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이같은 협상 주제 선정을 둘러싼 내부적인 이견외에 상존하는 테러 위협이 뉴라운드 출범의 부담이 되고 있다.
뉴라운드 의미=뉴라운드의 출범은 보다 넓은 수출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공산품과 서비스분야의 자유교역 확대를 위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낮추기 위한 논의는 기본 의제에 속한다.
수출위주 경제구조인 한국으로선 분명 바람직한 움직임이다.
정부는 미국 등 세계 각국의 무분별한 수입규제를 막기위해 WTO 반덤핑협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우리 시장도 그만큼 더 열어줘야 하기 때문에 일부 경쟁력이 약한 수출산업이나 서비스산업은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국가경제 전체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게 정부의 공식 계산이다.
다만 농산물 분야는 여전히 아킬레스건으로 남아있다.
저가의 농산물이 무제한적으로 수입되면 경쟁력이 취약한 우리 농업은 전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이번 WTO 각료회의에 임하는 기본 입장은 공산품과 서비스 등의 시장개방을 확대하기 위한 뉴라운 협상을 출범시키되 농산물 분야는 각국의 특성을 반영해 단계적.점진적 자유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이같은 입장이 이번 각료회의 선언문에 얼마나 반영될지를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