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배 고밀도 나노물질' 간편한 제조기술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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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하면서도 안정적으로 나노 물질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과학기술부 창의연구과제인 '나노입자 제어기술연구단'(단장 최만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은 2일 '화염중 레이저 조사를 이용한 나노입자 성장제어기술'을 개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물리학 학술지인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최근호에 논문을 실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나노미터(nm, 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입자에 열을 가해 덩어리(벌크) 형태의 큰 물질을 만들 경우 나노 크기의 미세구조가 급격히 커지면서 기대했던 물질을 얻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일례로 세라믹의 미세조직을 나노 수준으로 만들면 강도가 훨씬 높아지지만 나노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덩어리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보는 세라믹은 미세한 충격에도 깨진다.
현재까지 고압을 가하거나 특수한 제조공정을 사용하면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지만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 실용성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연구팀은 일상생활과 같은 압력 조건 하에서 나노 입자간 융합과 충돌을 조절해 나노 입자의 크기, 형상, 결정상(원자 분자의 배열 모양)을 제어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 방법을 사용하면 기존 방법에 비해 같은 부피안에 약 20배정도 많은 나노입자를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TICL4'란 화학물질을 화염(불꽃)속에 넣어 타이타니아(titania) 나노입자를 만든 후 이 입자들의 융합을 촉진하기 위해 레이저빔를 쏘았다.
레이저빔을 쏜 결과, 나노 입자들의 충돌 단면적이 작아지면서 작고 독립적인 형태의 나노입자를 만들 수 있었다.
이 나노입자를 모아 대기압 조건하에서 가열한 결과, 나노미터 수준의 미세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밀도가 대단히 높은 덩어리 형태의 타이타니아를 만들었다.
최 교수는 "이 방법을 사용한 결과 당초 나노입자의 크기인 20nm의 세 배 정도에 불과한 약 60nm 크기의 구조들이 벌크 형태에도 그대로 유지됐다"며 "상압에서 특수한 제조공정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실용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은 기존 고농도의 나노입자를 만들 때 피할 수 없었던 포도송이 모양의 입자 형성을 억제하고 고농도를 유지하면서도 독립된 입자를 제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기술이 다른 물질에도 적용되면 강도와 내열성 등을 크게 향상시킨 새로운 물질의 합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탄소에 적용해 실험을 계속하고 있으며 국내외 특허도 출원했다.
이 연구결과는 1997년부터 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창의연구과제의 지원을 받았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